與, 국방위서 문재인 전 대통령 증인 신청…법사위, 김혜경 증인 명단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여야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건희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하자며 맞서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치 역사상 전직 대통령과 현직 영부인이 국감에 출석한 전례가 없는 것으로 비춰, 여야가 민생에 집중하지 않고 무의미한 정쟁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다음 달 4일부터 열리는 국감을 앞두고 증인 채택을 위한 협상에 분주하다. 증인 명단은 오는 26~27일 각 상임위별 또는 여야 지도부간 협상 결과에 따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교육위원회에서 증인 리스트를 두고 가장 먼저 충돌했다. 지난 23일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등을 파헤치기 위해 임홍재 국민대 총장 등 11명의 증인을 단독으로 채택했다. 여당 의원들이 단독 채택된 증인 리스트를 '날치기'로 규정한 만큼, 교육위에서 여야 간 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증인을 둘러싼 신경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증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은 또 대통령실을 피감 기관으로 둔 운영위원회에서도 김 여사와 건진법사 그리고 관저 수주 의혹 관련 인사를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을 정조준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국방위원회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탈북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또 국토위에서는 김현미·변창흠 전 장관 등을 세워 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추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자위에서도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 등 탈원전 정책 관련 증인들이 신청자 명단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겨냥한 공세에도 나설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국토위에서 대장동 개발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표 등을 증인으로 대거 신청했다. 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기 위해 법사위에서는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가 증인 신청 명단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직접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야가 증인 신청을 둘러싼 공방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민생 대책을 논의해야 할 국감이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