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기업 전환과 대리점 혁신 추구에도 기대치 낮아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한샘이 침체기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지만,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부동산 거래 침체 여파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방산업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비전 발표와 대리점 체계 혁신을 예고했지만, 빠른 시간 내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사하는 사람까지 줄면서, 악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가구업계는 부동산 시장과 침체기에 빠졌다. 국토교통부의 7월 주택 통계를 보면, 7월 주택거래량은 3만9600건으로 전년 동기(8만8937건) 대비 55.5%가 급감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누적 주택매매량은 34만9760건으로, 작년 동기(64만8260건)보다 46% 줄었다.
주택매매거래량 하락세는 인구이동 감소를 불러왔다. 통계청의 ‘2022년 8월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자 수는 51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1%(7만1000명) 감소했다. 8월 기준으로 1976년(47만1000명) 이후 4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통상 가구 수요는 이사하는 사람이 많을 때 성장한다. 실제 지난해 6월 이전,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예고로 이사하는 사람이 급증했다. 당시 한샘을 비롯한 가구업체들은 호황을 누렸다. 현재 이사하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전년보다 매출이 감소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가구업계는 전방산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사업 강화 등을 꾀했지만, 결국 부동산 시장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다만 부동산 경기의 사이클이 우호적으로 변하는 시기가 왔을 때 다시 도약할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전반적인 침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샘은 디지털 전환과 대리점 혁신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우선 △사전 정보탐색 △매장 경험 △상담·설계 △견적·계약 △물류 △시공 △사후관리(AS) 등 홈인테리어 시공 전 과정의 디지털화를 준비했다. 온라인몰은 정보탐색 채널로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시대의 변화에 맞춘 대응 방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온라인 시장에서 홈퍼니싱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온라인 소비 트렌드는 인테리어 플랫폼업체 ‘오늘의집’을 업계 강자로 등극시켰다. 한샘도 온라인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디지털 전환에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서는 대리점 혁신을 추구한다. 온라인 채널과 현장을 연결해 대리점의 수익성까지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운영하는 O4O 플랫폼(고객과 오프라인 매장 연결) 사업을 기반으로 효율적인 운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샘이 준비한 대책이 정답은 아니다. 가구업계는 내부적인 제품 및 서비스 혁신을 통한 성장 기대치보다 외부 요인에 따른 잠재력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돌아오거나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할 환경이 조성돼야 가구 수요도 늘어난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업계는 지난 2년간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의 여파로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고, 지난해 상반기 정점을 기록했다”면서 “각 업체는 불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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