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해수위, 野 "정당 침탈" vs 與 "검찰에서 항의하라" 공방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가 국회 국정감사에도 후폭풍을 불러 일으켰다. 국감 보이콧까지 예고했던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국감장에 돌아왔지만, 상임위원회 곳곳에선 파행이 이어졌다.
국회는 20일 법제사법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8개 상임위에서 국감을 실시했다. 먼저 대검찰청 국감을 예정한 법사위에선 야당이 '야당 탄압'을 주장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하면서 회의를 보이콧,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국감에 앞서 회의장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중지 △윤 대통령 등의 대국민사과 △이원석 검찰총장의 즉각사퇴 △송경호 서울지검장과 고영곤 중앙지검 4차장, 강백신 중앙지검 반부패수사 3부장에 대한 즉각문책 등을 요구했다.
야당 간사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일개 피감기관인 검찰이 국감을 하루 앞둔 날 민주화 이후 사상 초유의 야당 당사를 압수수색하려 한다"며 "완벽한 정당 유린이자, 민주주의 방해 행위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치 기획수사를 진두지휘하는 사람의 노골적인 국회 탄압, 야당 탄압 처사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국감은 없다"며 국감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에 김도읍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소속 위원들은 국감장에서 야당 의원들을 1시간여 동안 기다렸지만, 야당 의원들이 돌아오지 않자 자리를 떠났다. 여당 간사 정점식 의원은 "이번 국감은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국감"이라며 "민주당도 자신의 정부 5년 동안 검찰이 제 역할을 했는지 제대로 평가할 기회이기 때문에 국감에 참여해야 한다"고 맞섰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선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함께 전날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까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이날 국감에 '야당 탄압 규탄한다' 내용의 팻말을 내걸었다. 이에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구호는 지양하고, 정책국감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도 "국감장에 피켓을 붙이는 건 맞지 않으니 검찰에서 항의하라"고 했다.
그러나 야당 간사 김승남 민주당 의원은 "정당에서 (생활을) 30년 이상 했는데, 정당을 침탈하고 압수수색한 경우는 없었다"며 "야당으로서 드리는 항의"라고 반발했다. 여야 의원 간 공방으로 개의 15분 만에 정회가 선언된 농해수위는 오전 11시가 돼서야 야당의 팻말 제거 후 속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