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오는 14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가 상임위원회 별 핵심 쟁점과 관련된 증인채택 문제 등을 놓고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박근혜정부 들어 처음으로 실시되는 이번 국감에선 논란이 제기되는 정치적 이슈가 많아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안전행정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국정원 의혹’과 ‘NLL대화록 파문’, ‘채동욱 사태’ 등과 관련된 증인 채택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사초 실종’ 논란을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며 참여정부 당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박명재 씨와 문재인 민주당 의원, 노무현재단의 김경수 씨 등을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국정원 의혹’을 부각시키면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국정원 및 경찰의 전·현직 간부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채동욱 사태와 관련,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과거 삼성그룹으로부터 고액의 상품권을 받았다는 ‘떡값’ 의혹이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과 관련,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의 김용철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으로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재 칼자루를 쥔 쪽은 민주당으로,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실무진은 물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까지 증인으로 세울 것을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이를 정치공세로 판단하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MB정부의 최대 역점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 문제로 여야가 맞붙게 될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4일 전체회의에서 이 사업을 지휘한 정종환·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등 103명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국토위는 또 김철문 청와대 전 행정관과 심명필 전 4대강 추진본부장 등 MB정부의 주요 인사들을 불러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추진돼 수질·환경을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야당 의원들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4대강 사업에 참여한 대형 건설사 전·현직 임직원들을 상대로 4대강 관련 비자금이 정권 관계자에게 흘러들어 간 것은 아닌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역사교과서 왜곡 논란’이 핵심 쟁점이다.
민주당은 최근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진은 물론 교학사 사장과 직원 등 관련자 전원의 증인채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교학사 뿐만 아니라 나머지 7종의 교과서에서도 반미감정 조장 등 심각한 오류와 왜곡이 발견됐다면서 8종 교과서의 대표 집필진을 증인으로 불러 교과서 검정 제도 전반을 짚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무위원회는 최근 일어난 ‘동양그룹 사태’ 문제 등 재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는 지난 4일 이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이승국 전 동양증권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동양그룹 부실 사태를 집중 점검키로 했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은 수도권 매립지 매립면허 기한 연장과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의 증인 채택을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를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당의 정치공세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KT 노조탄압’의혹과 종합편성채널 편파방송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으로 이석채 KT회장과 TV조선, 채널A 등 종편채널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