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이상 운집' 알고도 뒷짐진 용산구청‧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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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 이상 운집' 알고도 뒷짐진 용산구청‧서울시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2.11.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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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대비 용산구청 회의에서 '인파 운집' 대책은 빠져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하고 있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서울시와 용산구를 향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이태원 일대가 매년 할로윈 10만명 안팎이 몰렸던 데다 올해는 특히 3년 만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렸던 터라 대규모 인파를 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 용산구에 따르면 용산구는 지난달 26일 할로윈을 앞두고 경찰, 이태원역장(지하철 6호선), 상인회(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4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는 자원순환과 직원만 참석해 쓰레기 문제 등을 상인회에 안내하는 데 그친 수준이었다.

간담회에서는 용산구와 경찰은 예상됐던 대규모 인원 밀집에 대비한 안전 대책은 논의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달 27일에도 용산구는 ‘할로윈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열으나 특별 방역, 안전사고 예방, 거리 청결 확보가 회의의 목표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는 부구청장 주재로 방역추진반, 행정지원반 등 11개 부서장이 참석했다.

이에 이번 사고는 사고 2주 전인 지난달 15∼16일 이태원관광특구 주최, 서울시와 용산구 후원으로 이태원 일대에서 열린 ‘지구촌축제’와 비교된다.

당시 서울시와 구청은 사전에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축제 방문자의 안전관리 대책 등을 논의했고 경찰과도 협의해 도로 교통도 통제했다. 축제 기간 이태원에 약 10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지만 별다른 사고가 없었다.

이에 관해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사고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인터뷰 중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다”며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박 구청장은 “이건 축제가 아니다.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할로윈 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어떤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구청장이 사고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SNS에 본인의 홍보 기사를 게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한 매체는 박 구청장이 외부 연락을 끊고 있었으며 사건 발생 18시간만에 서면 간접 입장문을 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박 구청장은 지난 1일 공식 입장문을 배포하고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으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사고에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시 오 시장은 유럽 출장 중이었으며 사고가 발생하자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입장발표를 통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 책임지는 서울시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다만 서울시와 자치구의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인정하는지에 대해 오 시장은 “시민단체가 고발했다는 기사를 봤고, 아마 조만간 수사가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책임 소재가 밝혀질 것”이라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언급하는 것은 순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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