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B급 상품·1인용 델리·편의점 도시락 매출 급등
[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비패턴이 극과극 양상을 띠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음에도 백화점 명품 매장 앞 오픈런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주류들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반대로 편의점과 대형마트에는 반값 할인 상품 등 가성비를 내세운 제품들의 매출도 올해 급등했다.
소비의 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엄+Z세대) 중심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소비 형태인 ‘플렉스’와 함께 ‘무지출 챌린지’, ‘짠소비’ 등 고물가 시대를 맞아 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용으로 20만원이 넘는 호텔 케이크는 쉽게 구매하면서, 평소 한 끼 식사는 편의점 도시락 등 가성비 제품들을 찾는 것이 新소비 트렌드가 된 것이다.
올해 명품 삼대장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비롯해 보테가베네타, 까르띠에 등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고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줄줄이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1500원을 향하던 환율이 최근 1300원대까지 내려왔고, 원자재 가격도 일부 안정세를 보임에도 가격을 내리는 명품 브랜드는 찾기 힘들다.
백화점 내 명품 매장은 주말 2시간가량 대기를 해야 매장에 겨우 입장할 수 있는 상황이다. 커뮤니티 등에는 원하는 제품을 얻기 위해서 몇 달 동안 매장을 찾아 구매했다는 고객들의 후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프리미엄 위스키와 와인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가 상품일수록 매출 신장 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10만원 이상 프리미엄 주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3% 증가했다.
올해 초 병당 2억5000만원하는 수입차보다 비싼 스카치위스키도 완판됐으며, 프리미엄 주류를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에선 B급 상품과 반값 할인을 앞세운 가성비 먹거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1인분 델리 품목은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616% 뛰었다.
편의점에서는 마감 할인 상품과 가성비 도시락들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의 올해 1월에서 11월 도시락 매출은 22%에서 40%까지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SNS 과시할 수 있는 소비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샤넬은 올해만 4차례 가격인상에 나섰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여전히 열광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며 “과시를 위한 플렉스 소비를 하면서도 평소 한 끼 식사는 가성비 좋은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짠소비를 하는 소비 성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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