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族, 거래소 오너 무죄판결에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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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族, 거래소 오너 무죄판결에 부글
  • 이채원 기자
  • 승인 2023.01.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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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억 사기 혐의’ 이정훈 전 의장 무죄 판결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3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훈 전 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3일 오후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사기혐의와 자전거래 의혹을 받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오너들이 연이어 무죄를 선고받자 투자자들이 판결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거를 잡기 어려운 사건들이라는 점에서 관련법과 투명성 재고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전 의장이 코인 상장을 확약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의장에게 빗썸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코인을 상장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계약서에 코인 상장을 확약하는 직접적인 조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의 4000억원대 빗썸 매입 계약 당시 BXA토큰을 상장시켜주겠다고 속이고 인수대금 1100억원 가량을 편취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XA토큰은 결국 빗썸에 상장되지 않았고 김 회장의 빗썸 인수도 불발됐다. BXA토큰 가격이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 복도에서는 비속어가 난무했다. 상장 전 BXA토큰을 매매했다가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복도에서 이 전 의장을 향해 강하게 항의했다. 코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다’, ‘대놓고 솜 밤망이 처벌 아닌가’ 등 허탈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앞서 자전거래 의혹으로 기소됐던 송치형 두나무 회장도 지난 달 7일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심담·이승련·엄상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으로 기소된 송치형 회장, 남승현 재무이사, 김대현 팀장 등 피고인 3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송 회장의 무죄 판결 역시 증거불충분이 주된 이유였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에 기해 업비트 데이터베이스에서 8번 계정의 거래내역을 압수했지만,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송 회장과 운영진 2명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 가짜 회원 계정을 개설한 후 자동주문매매프로그램으로 1500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증거를 잡기 어려운 사건들이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들은 모두 2017년에서 2018년의 일인데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관련법이 없었고 투명성도 낮았다”며 “증거를 확실히 잡기 어려워 아쉽기도 한데 관련법의 재정, 투명성 재고의 중요성을 더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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