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목표로 당 자체 개헌안 제출"
尹 정부 겨냥 "야당 파괴 중단해야"
"대통령과 회담 제안 지금도 유효"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제시하며 올해 안에 개헌안을 마련, 내년 총선에서 국민 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강력 비판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집권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대화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며 '영수회담'도 거듭 제안했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다행히 올해는 선거가 없다"며 "개헌을 논의하기에 적기"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대통령 4년 중임제와 함께 결선 투표제 도입,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와 감사원 국회 이관 등을 주장하며 "올해 3월 목표로 민주당 자체 개헌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수명을 다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며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와 감사원 국회 이관 등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 직접 민주주의 확대, 5·18 민주화 운동 헌법 전문 수록 등도 행동으로 옮길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방 통행 국정'을 중단하고 정치 복원을 위해 영수회담 요구에 응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그는 "야당 말살 책동을 중단하길 바란다"며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국정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 기관을 동원한 야당 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8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대화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는 지탄까지 받고 있다"며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 그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에게 초심을 언급하며 "'분열과 분노의 정치를 끝내겠다,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제안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상황 등 여건을 고려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에 대해선 "대통령 입장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접하셨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또 최근 자신과 측근을 향한 검찰 수사를 두고 '당이 사법 리스크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사법 리스크가 아닌 검찰 리스크"라고 표현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대장동 개발 사건과 선거법 위반 혐의 등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소환 요청이 있으면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가정해서 말하면 끝이 없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금리 급등에 따른 민생 부담을 덜기 위한 30조원 규모의 긴급 민생 계획도 윤 정부에 제안했다. 무주택 전·월세 임차인의 임대차 보증금 대출 이자를 낮춰주고 대부업,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저신용 서민이 제도권에서 개인 신용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보증과 지원 확대, 부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본 소득을 포함한 기본 사회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 대표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성격으로, 지난해 12월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별도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 대장동 의혹 등 사법 리스크 현안을 두고 약식으로 기자 간담회를 한 적은 있으나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은 당 대표 취임 이후 138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