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비 대납' '백현동 용도 변경' 수사 남아 있어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성남 FC 후원금 의혹'으로 한 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으로 또다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으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쌍방울그룹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백현동 용도 변경 논란 등에 관한 수사도 진행 중이어서 이 대표가 검찰청에 수시로 소환되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정치·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부(부장검사 엄희준)·반부패수사 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전날(16일) 이 대표에게 대장동 사건 관련 업무상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27일 또는 30일 소환조사를 통보했다.
이 대표 측은 출석 여부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소환에 불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설 연휴 전 일방적으로 소환을 통보한 것은 이른바 '밥상 민심'에 이 대표의 부정적인 여론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 의도로 보고 여기에 말려들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설 밥상에 윤석열 정권의 치부와 실정이 올라올까 봐 전전긍긍하며 야당 대표 망신 주기를 넘어 악마화에 여념 없는 모습"이라며 "없는 혐의까지 만들어내 옭아매는 윤석열 검찰의 수사는 가히 '조작 수준'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제는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줄줄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대표적이다. '키맨'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태국에서 체포돼 이날 국내로 송환되면서 수사에 속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지난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가 소송 변호사 수임료를 쌍방울 그룹이 3억원과 2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로 대신 지급하게 했다는 게 핵심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서 파생된 공직선거법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면서 불기소 결정문에 "이 대표의 변호사비가 쌍방울 등으로부터 대납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체포 전 기자들에게 이 대표와 일면식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검찰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진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성남시 백현동 용도 변경 논란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 중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시켜 민간 아파트 개발 사업자에게 약 3000억원의 수익을 줬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가 받는 의혹마다 소환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내 '비이재명계'는 당과 이 대표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온전해야 하는데 사법 리스크 때문에 상당히 제한받고 공격받고 있지 않나"라며 "사법 리스크 문제가 당에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시키고, 사법 의혹을 해소하는 데 본인이 (스스로)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민주당은 확실하게 투 트랙 전략으로 가야 된다"며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민주당은 개혁 이슈를 선점하는 투 트랙 전략의 확실한 그림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