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비 대납' 등 줄줄이 소환 가능성 높아져
전문가 "개인적으로 수사 받는 정공법으로 가야"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검찰이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또다시 소환 통보하자 민주당은 '사법 살인'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출석 조사를 받은 지 엿새 만에 다른 건으로 소환을 통보한 가운데 '변호사비 대납'과 '백현동 용도 변경' 의혹 등 수사 중인 사건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당과 이 대표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통보 대응책을 모색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어제(16일) 정치검찰은 윤석열 대통령과 선거 때 경쟁했던 제1야당 당 대표를 설 직후에, 그것도 이틀에 걸쳐 또 소환하겠다고 밝혔다"며 "윤석열 정권의 새해 메시지는 또다시 '정치 보복'과 '야당 탄압'"이라고 성토했다. 설 연휴 전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건 '설 밥상 민심'에 영향을 끼치려는 검찰의 정치적 의도라는 게 박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이번 소환 통보에도 당이 '단일대오'로 뭉쳐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당시 당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의원 40여명이 동행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 지지층을 결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이 "분열하는 정당은 떨어지고 똘똘 뭉치는 정당은 이겨낸다"며 "함께 싸우자. 이러다 다 죽는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를 진짜 동네 뭐 부르듯이 부르고 있다"며 "이럴수록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무도한 정권과 검찰에 맞서 싸워나가기를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외에도 쌍방울 그룹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백현동 용도 변경 의혹 등에 대한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특히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태국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앞으로 검찰청에 수시로 불러 다닐 가능성이 커진 만큼, 어느 때보다 당과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YTN에 출연해 "사법 리스크와 당이 분리되어가지 않으면 총선 승리는 난망한 일이 된다"며 "당 대표의 (검찰) 출석 문제도 방탄 논란을 또다시 불러일으키는 방식 말고 분리 대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매일일보와 통화에서 "당과 개인 이재명을 분리해서 대응하는 것이 낫다"며 "관련 사건이 하나가 아니고 두 가지 이상인 지금 상황에서 강경 대응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에 출석할 때도 혼자 가는 게 낫다. 당 지도부가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은 민주당이나 이재명 본인에게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당당히 개인적으로 수사를 받는 정공법으로 가야 국민이 그만큼 본인이 떳떳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