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 매입 비중 전국 ' 최고'… 고가 인식 작용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지난해 주택 매매 중 아파트 거래가 역대 최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빌라 매입 비중은 높아져 부동산 불황에 따른 아파트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데이터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의 주택유형별 매매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 50만8790건 중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9만8581건으로 아파트 매입 비중이 58.7%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7년 64.5%, 2018년 65.8%. 2019년 67.7%로 60%대에서 점차 상향되다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한 2020년 73.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2021년 65.9%로 내리막을 타다가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서울은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2022년 서울 주택 매매 거래량(5만6007건)에서 아파트 매입 비중은 불과 27.5%(1만5384건)였다. 이는 2006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도는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량 11만361건 중 아파트 매매 거래는 5만7959건으로 아파트 매입비중이 52.5%이었다. 같은 기간 인천에서 이루어진 주택 매매 3만5346건 중 아파트 거래는 39.5%(1만3956건)이다.
지방에서 아파트 매매거래 비율이 높은 지역은 세종(88.4%) 광주(81.8%) 울산(79.7%) 등이었다.
아파트 매매가 줄어든 만큼 빌라 매입 비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 빌라 매매 거래량은 12만9746건으로 전체 거래의 25.5%에 달했다. 특히 서울은 빌라 매입 비중이 61.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 주택 매매 10건 중 6건은 빌라 거래였던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 특히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입하기에는 비싸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역시 값비싼 서울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게 한 주 요인이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고가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줄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빌라 매입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