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S 고도화 통해 ‘중·저신용자’ 겨냥한 대출 공급 전망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개인신용대출 시장에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의 진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그간 법령 충돌로 유치하지 못했던 기관투자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기로 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해, 현재 시중은행을 포함한 저축은행, 캐피털 등 2금융권이 점령하고 있는 대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P2P센터)에 따르면 P2P센터에 등록된 49개 온투업체의 지난달 기준 누적 대출금은 6조10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2조785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개인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기준 전체 대출잔액에서 개인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1년 전 11%에서 2.0%포인트 증가했다.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대표적 온투업체 3곳(피플펀드·렌딧·8퍼센트)의 개인신용대출잔액은 1411억원으로 지난해 1월 1117억원과 비교해 294억원 늘었다. 최근 P2P금융이 큰 폭으로 성장한 이유는 지난해 대출금리가 크게 뛰면서 중금리대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용이 부실해 1금융권에서 대출을 거절당했으나 연 20% 가까운 고금리 대출은 부담스러운 중·저신용자들이 P2P금융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P2P금융은 소득 외에도 통신 내역, 쇼핑 결제 내역 등 다양한 대안정보를 바탕으로 상환 능력을 판단하기 때문에 재무 상태는 양호하지만 금융 이력이 적어 신용도가 낮은 사회초년생, 주부 등에게 유리할 수 있다.
여기에 그동안 불가능했던 기관투자 유치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가능해지고, 개인투자자의 투자 한도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규제 완화 여건이 마련하면서 개인 신용대출 시장에서 온투업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온투업계는 신용대출 공급을 위한 CSS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퍼센트는 지난 2015년부터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신용평가모형 E-index를 고도화왔다. 이번 업데이트로 동일 부도율 가정 시 이전 모형 대비 승인율이 146.6% 상승했고, 동일 승인율 가정 시 부도율은 3%p 이상 낮아졌다. 금리 측면에서도 기존 모형 대비 2.44%p 낮춰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데일리펀딩은 ‘올인원 자동화 대출 서비스 3.0’을 개발했다. ‘올인원 자동화 대출 서비스 3.0’은 비대면 대출 신청부터 상환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대폭 고도화한 서비스다. 어니스트펀드는 신용평가모델 고도화한 ‘CSS 3.0’을 발표했다. CSS 3.0은 순수하게 머신러닝 AI로만 대출 가능 여부와 금리·한도를 결정하는 게 특징이다. 온투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완화 기조로 인해 개인 신용대출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업체별로 CSS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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