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887개 사 폐업… 5년 만에 최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침체 속에 건설업계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 위기와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 지연·중단 현장이 전국에 30여 곳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협회 회원사 중 시공에 참여 중인 PF 사업장 231곳 가운데 32곳(13.9%)이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32곳 중 공사가 지연된 현장은 25곳, 공사가 중단된 현장은 7곳으로 집계됐다.
공사가 중단·지연된 가장 큰 원인은 ‘자재수급 차질’(35.0%)이었다. 이어 PF 미실행 등 자금조달 어려움(30.0%), 미분양·공사비 인상 거부(이상 12.5%), 시행사 부도 등 기타 이유(10.0%) 등이 뒤따랐다.
부동산 PF 위기 원인으로는 ‘부동산시장 침체’(35.6%)가 꼽혔다. 이어 공사비 증가(23.5%), 금리상승(21.2%), 금융기관 대출 축소 및 연장거부(19.7%) 순으로 나타났다.
자금여건 악화 이유로는 공사원가 상승(30.2%)이 가장 많았고 금융비용 증가(22.9%), 신규 계약 물량 감소(16.7%), 낮은 분양률(16.7%) 순으로 나타났다.
PF 부실화에 따른 업체당 평균 예상 손실액은 브리지론 과정에서 부실화된 곳이 785억원, PF 과정에서 부실화된 현장의 업체가 2024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상손실액은 각 PF 과정에서 지급보증을 한 건설사가 대신 갚아야 할 금액에 공사기간 중 발생한 금융비용 등을 합산한 것을 말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미분양 문제로 이어지면서 건설사들이 공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비싸진 원자재값까지 감당하며 건설에 나서기 어려워진 셈이다. 지방 중소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폐업한 건설업체는 401곳이다. 하루 평균 13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지난해 6월 186건에 불과했던 폐업 건설업체는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늘어 작년 한 해 동안 2887개 건설사가 폐업했다. 이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설마 설마했던 줄도산 사태가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다. 지방은 워낙 어렵고 이제 수도권에서도 위기가 확산될 조짐이다”라며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건설사들은 하루 하루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