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플랫폼 제재…온플법 발의안 13건으로 늘어
[매일일보 신지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자사 우대' 등을 이유로 카카오모빌리티에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논의가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택시를 우대했다는 '콜 몰아주기' 혐의로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네이버에도 지난 2020년 10월 자사 쇼핑·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했다는 이유로 26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양사가 부과받은 과징금은 524억원에 이른다.
공정위가 카카오모빌리티에 내린 결정은 지난달 제정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이 적용된 첫 사례다. 이 지침은 독과점 지위에 있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멀티호밍(경쟁 플랫폼 이용 방해), 자사 우대 등을 경쟁 제한 행위로 규정했다. 독과점 지위에 대한 판단은 매출 외에도 이용자 수, 이용 빈도 등을 따져보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독점력 유지·강화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소설 공모전에서 참가자의 2차 저작물 작성권을 제한한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에 나섰다. 구글이 경쟁 앱마켓(원스토어) 사업 활동을 방해한 사건도 관련 소송이 마무리되면 심의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로 그동안 잠잠했던 온플법이 다시 힘을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온라인플랫폼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날 그는 기자회견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가 사실로 규명됐다"며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피해가 명확히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을 규제하기가 어려운 것이 문제"라며 "이 법안에 시장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공정위가 지정하도록 하고 시장지배적 플랫폼 사업자가 불공정행위, 이해충돌행위, 플랫폼서비스 이용자의 개인정보 침해 행위 등을 금지하는 규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온플법은 문재인 정부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 문제를 막고자 마련됐지만 온라인 생태계 위축 등 플랫폼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며 흐지부지됐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플랫폼 자율 규제로 정책 방향이 바뀌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다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로 재조명받았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온플법 관련 법안은 이 의원의 발의안까지 총 13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