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中 참여없는 대북제재, 제재를 위한 제재에 불과"
매일일보 = 김연지 기자 |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잠수함에서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훈련 기간 중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북한의 반발 수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북제재의 실효성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실효성과 관련해 상당수 전문가들은 대북 압박의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실제로 북한에 타격을 주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13일 <매일일보>와 인터뷰를 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미국의 독자제재, 한국 정부의 독자제재, 일본, EU 등 세계 각국의 독자 대북제재 등이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군사적 제재, 경제적 압박 등 다양한 루트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대북제재는 군사 전용 물자 반입 금지, 북한 군사 관련 거래 차단, 군관계자 및 인물 제재 등 군사적 제재가 있다. 또 북한에 들어가는 돈줄을 막는 경제 제재도 있다. 북한의 광물 및 섬유 수출 제한, 해외 인력 파견 중지, 외화 거래 제한, 물품 반입 제한 등을 통한 외화수입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효과가 있는 대북제재도 있지만, 허점이 있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완 동아대 북한학과 교수는 "2017년 채택한 대북 제제결의 2397호를 통해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한 조치는 매우 실효성이 있다"며 "몽골 울란바타르에 영업중이던 6곳의 해외 북한식당이 모두 폐쇄되었고, 800여명이 근무하던 케시미어 공장에는 단 한명의 노동자도 없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이는 북한의 해외벌이 수단으로 주로 활용되던 해외파견 노동자와 해외북한 식당을 통한 자금줄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효과"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에는 아직 북한 노동자가 남아 있으며, 라오스, 중국, 러시아 등의 해외 북한 식당은 여전히 운영중"이라며 "이들 지역의 경우 대북제재의 허점으로 볼 수있다"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북한 수출품의 가장 핵심인 철강석, 수산물 등이 수출을 못하게 돼 있다. 공식 통계로 북한의 수출이 코로나 상황 이전부터 80% 이상 급감했다"고 말했다. 수출이 안되면서 북한이 현금 확보에 어려움이 생겼다는 점에서 대북제재의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북한 노동자가 해외에서 일을 못하도록 하는 것도 외화 벌이를 막는다는 점에서 제재의 효과가 크지만, 노동자용 비자를 받지 않고, 교육생 또는 학업 비자로 나가는 등의 편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문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의 목표가 핵개발을 중지하기 위함인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연이은 도발을 감행하는 등 오히려 북한의 핵능력고도화를 이끌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북제재 실패론을 넘어 제재 무용론이 주류"라며 "북한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중국의 참여없는 대북제재는 제재를 위한 제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 제재만능론자들이 2006년 유엔안보리대북제재결의안 1718호 이후 16년 동안 북한붕괴론을 주장해 왔지만 오늘날 북한은 붕괴는커녕 핵무력법제화에 이르기까지 핵무력은 더욱 고도화되었고 김정은 체제는 안정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관과 인물에 대한 제재는 상징적 수단으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제재를 피해서 다른 루트를 통해 계속 제재 위반 행위를 할 수 있다. 또한 중국-북한의 밀무역으로 대북제재의 실효성이 다소 떨어진다"면서 "북한 외화 계좌의 대부분이 중국내에 위장 개설되어 있는데, 중국의 도움 없이는 찾아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