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저축은행의 연체금액 규모가 3조43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 규모만 보면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고금리로 인해 차주들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저축은행 여신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어 리스크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연체금액은 3조4344억원으로 직전 분기(2조9772억원)보다 4500억원가량 늘었다. 저축은행권의 합산 연체액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연체율 역시 크게 올랐다. 저축은행 79개사의 평균 연체율은 3.0%로 직전분기(2.6%) 대비 0.4%포인트(p) 악화했다.
특히 자산 규모 1조원 이하의 중소형 저축은행에서 연체율이 두드러졌다. 자산 규모가 3000억원 이하인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4.6%에 달했다. 자산 규모 1조원 이하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3.4%, 2조원 이하는 3.2%, 2조원 초과는 2.8%로 자산 규모가 클수록 연체율이 낮았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 부실여신액은 4조1463억원으로 집계돼 2분기 3조8219억원에 비해 3200억원 넘게 늘었다. 저축은행에서 부실여신이 늘고 있는 배경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 이후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p(0.50%→3.50%) 올렸다. 이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저축은행 이용자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한 상황이다.
현재 저축은행 이용자 대부분은 최소 17%에서 18% 이상의 대출금리를 적용받는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2월 초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신용점수 800점대 고객의 평균 금리는 연 17.22%로 석 달 전인 작년 11월 초(연 14.7%)에 비해 2.52%p 올랐다. 2위인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연 16.49%에서 17.82%로 높아졌다. 신용점수 600점대 고객은 18%대 중반 금리를 받았다.
여신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저축은행들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신용자 대출부터 축소하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신용대출을 3억 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30곳 중 12곳이 신용점수 600점 이하의 차주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취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저축은행 9곳이 저신용자 대상의 신용대출을 하지 않았는데 2개월 사이 3곳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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