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11시40분 기자회견 예고…오후 2시 개의도 불투명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회 국방위원회가 17일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다'는 문구가 담긴 태극기 팻말 게재에 반발, 회의장 입장을 거부하면서 파행됐다. 국민의힘은 정치적 구호가 담긴 피켓을 제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오후 2시 개의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이날 오전 10시 개의 예정이었던 국방위는 민주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붙인 태극기 아래 '역사를 팔아서 미래를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논란이 되면서 열지 못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에 반발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은 민주당 의월들을 향해 "국회법 제145조에는 위원회 회의장에서 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위원장이 경고나 제재할 수 있다"며 "피켓 문제 때문에 여당이 입장하지 않겠다고 한다. 피켓을 제거해 주시면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를 들어 한 위원장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설훈 의원은 "표현의 자유가 있다. 단순히 붙여놨을 뿐"이라며 "그걸 가지고 회의를 못하겠다 그러면, 국회의원으로서 의무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안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방적으로 안 들어오면 일방적으로 회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도 팻말에 그려진 태극기는 애국심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구호는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나 대통령, 국방부를 비난하는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써 놓은 문구가 국방위하고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지난 21대에서도 두 번 이 문제 때문에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지금은 진행해달라는 것은 무리 아니냐. 먼저는 못 하게 하고 지금은 하게 해달라면 내로남불 아니냐. 못하겠다"고 맞받아쳤다.
김 의원은 이후 홀로 회의장을 다시 찾아 "민주당이 태극기를 걸었는데 이걸 정치적 구호란 명목으로 국민의힘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위원장조차도 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며 "오전에 더 기다려보고 안되면 오전 11시40분 기자회견을 열어 세부적 배경을 국민 여러분께 설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위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와 병무청,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을 계획이었다. 민주당이 오전 기자회견을 예고한 만큼 오후 2시쯤에는 다시 회의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야가 피켓 제거를 놓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오후에도 여당 참여는 불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