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닥치고 반일몰이…거짓선동"
대통령실 "지소미아 재개 등 외교 성과 경제·문화로 확대"
매일일보 = 이진하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강제동원 피해당사자들과 청년, 종교단체 시민들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모두 일본에 넘겨버린 최악의 외교참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한일정상회담 분석과 함께 한미정상회담, 한미일 군사동맹 등을 더욱 꼼꼼하게 파악하고 한국의 안보와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민주당은 20일 오후 '한일 정상회담 분석 및 긴급좌담회'를 열고 윤 정부를 향해 외교 무능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계묘국치를 지켜보는 국민들이 울분이 폭발하기 직전"이라며 "셀프배상안을 제시하고도 일본 정부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정상회담으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 규제를 해제했고, 요란한 팡파르를 울렸지만 회담 당일 일본경제 산업상은 수출규제 해제가 아니라 재검토라며 곧바로 뒤통수를 쳤다"며 "자칭 대민 1호 영업사원이란 윤 대통령은 결국 대민 역사 국익과 국민 자존심마저 통째로 내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WTO 제소를 취하와 지소미아 완전정상화를 선언해 줄 수 있는 건 다 퍼주고 난 뒤에 얻은 건 두 번의 만찬"이라며 "일본 호텔과 공항 직원들의 환호를 성공한 회담이라고 평하는 것은 일본 언론과 일본 국민들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작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들과 우리 청년들, 종교단체, 시민들 모두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도 모두 일본에 넘겨버린 최악의 외교참사"라며 "외교 기본은 국익이건만 기본조차 망각한 윤 정부 상대로 일본 정부는 독도, 위안부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 문제까지 다 들이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가 '묻지마 저자세'로 일관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에서 야권과 시민단체가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에 "반일감정 때문에 나서는 건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외교 참사를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좌담회를 통해 냉정히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한일관계 정상화를 두고 민주당의 거짓선동과 편 가르기가 금도를 넘고 있다"며 "'닥치고 반일팔이'를 하고 있다. 국익과 안보까지 방탄 재료로 사용하는 민주당이야말로 망국의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국가재정으로 징용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대위지급하도록 법률까지 제정했다"며 "노 전 대통령이 하면 애국이고, 윤 대통령이 하면 굴욕이라는 해괴망측한 민주당 주장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김 대표의 주장은 민간공동위원회 보도자료에 일부 내용만 왜곡 발췌한 것으로 사실과 다르다"며 "당시 한일청구권협정은 일본이 식민지배 배상 청구를 위한 것이 아닌 샌프란시스코 조약 제4조에 근거해 한일 양국 간 재정적 민사적 채권 채무관계 해결을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여당 대표가 팩트체크도 안 하고 말씀하시기에 국정 방향이 삐뚤어진 게 아닌가 싶다"며 "국민들의 분노 지점이 무엇인지. 왜 이토록 각계분야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지 민주당만 보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고 국정운영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주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이례적인 두 번의 만찬을 진행했다. 정부는 4년 만에 재개된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중단됐던 셔틀외교 재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관련 안보 강화 등을 합의했다. 특히 강제 징용 해법 발표를 계기로 중단됐던 일본과 3개 품목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이 끝난 후 대통령실에서는 "지소미아 정상화 등의 선언은 사실상 첫 실질적 외교 성과"라며 "한일 안보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축이 즉각적인 정상화 조치를 밝게 돼 경제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논의도 바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지소미아 정상화 후속 조치에 대한 결과를 국민들께 알리고, 한일 간 군사협력 의지를 경제 분야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 관련 부처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준비하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새로운 경제안보 공동체를 위한 공급망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