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내년 총선 수도권 바람몰이 선봉"
윤재옥 "수도권 원내대표, 승리 보장하지 않아"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에 4선의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과 3선의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이 나란히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적인 원내사령탑 선거가 시작됐다. 두 의원 모두 당내 '친윤석열계'로 계파 간 갈등이 일찌감치 소거된 상황에서 김 의원은 이른바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내세웠고, 윤 의원은 '경험'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영남권 당 대표와 수도권 원내 사령탑이라는 환상의 조합으로 김기현 대표가 약속한 당 지지율 55%, 윤석열 정부 지지율 60% 달성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기 안성을 지역구로 둔 4선 고지에 오른 김 의원은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지역구가 울산남구을인 탓에 수도권 원내사령탑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김 의원은 "특히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이 관건이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고작 19석에 불과하며 솔직히 최근 분위기도 매우 좋지 않다"며 "우리 당의 험지인 경기도에서 격전을 거쳐 네 번 당선됐다. 경험을 살려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당 지도부의 지역 균형을 강조하며 '수도권 원내대표론'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수도권이다, TK(대구·경북)가 중요한 건 아니다"면서도 "다만 전국 정당을 지향하는 정당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가 있는 수도권에서 원내대표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전국 정당으로서의 상징성은 분명히 있다. 지금 (당 지도부가) 특정 지역에 치우쳐 있어서 국민들의 우려가 있다. 그것을 불식시키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도 같은 날 오후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윤 의원은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를 바탕으로 한 전투적 대야 협상력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지혜로운 원내 대책으로 민주당의 무분별한 정치공세를 끝내고, 민생입법과 개혁과제 추진에 마지막 힘을 모두 쏟아야 한다"며 "대화하고 협상하는 법을 가장 잘 아는 원내대표, 싸워야 할 때 제대로 싸울 줄 아는 원내대표는 바로 저 윤재옥"이라고 했다.
특히 지난 20대 국회에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 실무 협상을 맡았던 점을 언급하며 "꼼꼼한 협상과 조율로 뒷받침해 결국 드루킹 일당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 탄핵 직후 분열된 힘없는 야당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협상하고 또 협상해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이 내세운 '수도권 원내대표론'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의원은 "수도권 선거도 물론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총선 승리는 지역 안배가 아닌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의 결과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원내대표가 아닌 이기는 법을 아는 원내대표가 필요하다. 끈질기게 싸우고 악착같이 협상해서, 정부의 국정 운영을 힘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5일 후보 등록을 하고 7일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새 원내대표는 취임 후 내년 4월 총선까지 업무를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