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보험업에 진출한 빅테크 업체들이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 보험 자회사는 문을 닫고, 카카오는 보험 분야에서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험 계열사인 NF보험서비스가 최근 폐업했다. NF보험서비스는 설립 이후 계속 ‘개점휴업’ 상태였다. 현행법상 전자금융업자는 GA 등록을 할 수 없다.
2021년 금융 당국이 금융상품 추천·비교 서비스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광고’가 아닌 ‘중개’에 해당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빅테크 기업이 자사 플랫폼에서 보험상품 추천·비교 서비스를 하려면 금융상품중개업자를 등록해야 한다는 취지다.네이버는 지난해에도 NF보험서비스의 청산을 검토했었다. 당시 금융 당국의 규제 완화를 기대하면서 ‘존속’을 결정했지만 결국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올해 청산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인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는 관측이 보험업계에서 나온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해 영업손실 26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62억원)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빅테크의 보험 진출 실패를 두고 업계에서는 ‘낮은 보험료 및 비싼 사업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지난해 보험료를 2억원 거둬들였으나 사업비는 100배 넘은 270억원을 썼다. 구조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려운 것이다. 또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라 신규 사업자가 정착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계약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면 나중에 보장을 제대로 못받게 되는 등의 특수성도 실패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온라인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를 포함해 인슈어테크, 핀테크 기업 등 30여 곳이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운영을 위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5월 중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업체를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한 뒤 6월에 혁신금융서비스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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