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등 新영토 확장 본격화…GSP 기반 지역별 특화전략 눈길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CJ제일제당이 올해 해외시장의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 1분기 전체 연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세를 보이며 성장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높은 기저 영향을 비롯해 소비침체, 원가부담 및 바이오사업 성장세 둔화 등 국내 사업 부진이 걸림돌이 됐다.
해외 실적만 따로 빼고 보면 선방했다. 식품 매출 내 해외 비중이 49%로 확대되며 이익 개선에 기여했고, 미주‧중국‧일본‧유럽 등 주요 지역 매출 성장세가 지속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사업 순항 기조를 타고 올해 해외 현지 캐파 및 영업망 확대를 꾀해, 식품업계 독보적 1위 지위를 제고할 방침이다.
먼저, 올해 미국 1위 브랜드로의 도약을 위해 최근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에 위치한 슈완스 피자 공장을 약 4만㎡ 증설, 세계 최대 냉동피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슈완스 살리나 피자공장은 총 9만㎡ 규모로 확장됐다. 이곳에선 대표 제품인 ‘레드바론’, ‘토니스’ 등을 제조한다.
미국 현지 1위 냉동피자 브랜드이자 최대 경쟁 상대인 네슬레의 디조르노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도 1%p로 좁혔다. 2019년 10%p, 2020년 7.8%p, 2021년 72.%p, 지난해 3.6%p에 이어 4년이 채 안돼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기준 CJ제일제당의 피자 브랜드 ‘레드바론’의 미국 냉동피자시장 점유율은 19.4%에 달했다.
슈완스를 글로벌 식품사업 확대의 전초기지로 낙점한 데는 가시적 성과가 밑받침됐다. CJ제일제당의 지난 1분기 미국 식품사업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8% 늘어났다. 슈완스는 CJ제일제당이 인수한 첫 해인 2019년 약 2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3년만인 지난해 연간 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만두 사업도 순항 중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만두 시장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초기 선두 자리 선점에 선방했단 평을 받는다. CJ제일제당 만두는 2015년 진출 이후 4년 만인 2019년에 글로벌 시장 매출액이 내수 매출을 앞지른 바 있다. 특히 해외 만두 상품 ‘비비고 치킨&고수만두’는 미국 만두 시장 내 점유율 1위였던 중국 ‘링링’을 제치고, 현재 미국 시판만두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살리나 공장 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물류센터 확장에도 한창이다. 해당 물류센터는 냉동피자와 함께 비비고를 포함한 K-푸드 제품들의 미국 내 유통을 책임지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유럽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1분기 유럽 시장 매출은 영국·독일·네덜란드 등의 국가에서 만두 중심 K-Foods 판매가 확대되며 전년 동기비 41% 증가했다. 만두, 가공밥, 한식 치킨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 등을 앞세워 유럽 식품사업 매출을 2027년까지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단 구체적 목표도 제시했다. GSP품목은 만두, 치킨, 김, 김치, 롤, 가공밥, K-소스 등이다.
구체적으로, 유럽에서 만두를 비롯해 롤과 딤섬까지 아우르는 ‘Wrapped Food’ 카테고리 1등에 도전한다. 베트남 ‘까우제’ 인수로 축적된 ‘동남아식 롤’의 역량을 활용해 차별적인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필요 시 유통망과 인프라를 갖춘 현지 식품업체 인수합병도 검토할 방침이다. GSP 품목 중 김은 영국 내 테스코에서 판매를 앞두고 있다.
호주에선 2027년까지 식품사업 매출을 연 3000억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달부터 호주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울워스’의 1000여개 모든 매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된 제품을 C2C(Country to country) 방식으로 호주로 수출한다. 이후 올해 3분기에는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해 돼지고기, 치킨, 코리안 바베큐 등 고기를 주재료로 한 만두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외 국가에서도 각 지역별 특화전략을 내세워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중국의 경우, 리오프닝에 따른 외식 경로향 매출 확대에 나선다. 일본에선 미초 판매 회복 및 RTD 등 포트폴리오 확대, 비비고 만두 판매 강화 등을 꾀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주를 제외하곤 아직 구체적 수치를 공개할 정도는 아니지만, 매해 매출을 비롯해 현지 점유율 및 인지도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며 “글로벌 전략제품을 필두로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중장기적 비전을 실행해나가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