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사 모두 ‘보험 전문가’…‘하나금융’ 참여 여부도 관심
2020년 기준 인수가 2000억 원…올해 회계 기준 변경 ‘변수’
매일일보 = 홍석경 기자 | KDB생명 인수에 사모펀드 3개사가 뛰어들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은 올해로 5번째다. 보험업황이 좋지 않아 그간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는데, 산업은행 측은 올해 KDB생명 매각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인수 의향을 밝힌 사모펀드는 모두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다만 산업은행이 KDB생명 경영 지속성을 위해 자금력이 풍부한 대주주를 희망하는 만큼, 주요 출자자 중 금융지주와 협력한 후보에 높은 점수를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매각 주관사 삼일회계법인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회사는 파운틴헤드PE와 WWG자산운용, 캑터스PE 등 3개사로 알려졌다. 우선 캑터스PE는 작년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가 무산된 직후부터 꾸준한 인수 의지를 보여왔던 회사다. 구조조정 시장에서 손꼽히는 전문가인 정한설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로, 정 대표가 삼성생명 출신인 만큼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파운틴헤드PE는 올해 1월 설립된 신생 회사로 과거 MG손해보험 경영총괄로 근무한 신승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추진할 당시, 신 대표가 KDB생명 대표이사로 내정된 바 있다. 이밖에 WWG운용은 한국투자공사(KIC) 경영진 출신들이 2016년 설립한 운용사로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6000억 원이다. 지난 2020년 MG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참여도 초미의 관심사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국내 금융지주 중 보험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약한 회사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 측은 보험사 매물을 물색해 왔는데, 이번 KDB생명 인수전을 앞두고 사모펀드와 손을 잡을지 주목된다.
매각 가격은 올해부터 회계제도 변경 등으로 상황이 바뀐 만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 2020년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던 JC파트너스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를 사들이기 위해 제시한 금액은 2000억원 수준이었다. 인수 이후 투자자를 모아 유상증자로 3500억원을 투입하는 조건도 제시했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걸려 최종 인수는 결렬됐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들이 유치할 투자자(LP)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향후 사모펀드가 거쳐야 할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사모펀드에 대한 정량평가와 정성평가가 모두 중요하다.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인수 후보들에 대한 심사와 평가를 완료하고, 오는 6월 말 KDB생명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KDB생명 지분 92.73%다.
산업은행 측은 늦어도 올해 상반기 내 매각 절차를 완료할 방침이었던 만큼 사실상 이들 사모펀드 중에서 KDB생명 새 주인이 탄생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얼마 전 열린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KDB생명의 매각을 자신했다.
한편 KDB생명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흑자 경영에 성공했지만, 현재 시장점유율 1.9%(3월 말 개인보험 기준)로 업계 내 지위는 다소 열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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