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연계’ 감사원장 인준 장기 표류할 듯
20일 국회와 청와대에 따르면 안전행정부는 지난 19일 오전 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문 후보자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 요청 공문을 국회에 접수했다. 박 대통령은 청문경과보고서를 20일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인사청문회법상 임명동의안 제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은 그 다음 날로부터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청문경과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청문보고서 채택불가’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박 대통령은 이르면 21일, 늦어도 22일에는 두 후보자를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이 20일부터 10일 이내의 범위라는 ‘여유’가 있음에도 두 후보자의 임명을 서두르는 것은 복지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공백이 더는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복지부 장관의 경우, 전날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법안이 통과되면서 기초연금에 대한 국회의 논의가 본격화하는 만큼 서둘러 장관 공백을 메워 국회 논의에 대비해야 한다고 박 대통령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 역시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은 물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의 유출·불법 열람 의혹과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여야의 대치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는 장기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민주당은 “국회 청문절차를 요식행위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20일 국회 브리핑에서 “한마디로 독불장군, 마이동풍식 태도를 드러냈다”며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정부와 국회가 상호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생산적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하신 말씀이 구두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문 후보자의 거취와 연계해 온 황 감사원장 후보자 인준 반대 입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여권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카드를 꺼낼 전망이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앞서 지난 15일 황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에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는 뜻을 여야 원내대표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