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시일 내 결과 전망…'종합적 판단' 시사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해당 지역구에 공천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귀책 사유로 보선이 치러지는 만큼 당 지도부의 고심이 큰 상황이다. 반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김 전 구청장은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이 사안에 대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나란히 놓고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태우 전서울 강서구청장 공천 여부가 결정됐느냐'는 질문에 "계속 말했지만, 중앙당에서 229개 지자체장의 하나에 불과한 강서구청장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의논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마 빠른 시일 내에 어떠한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본다"며 "강서구뿐 아니라, 아산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몇 군데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 (직) 상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여러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강서구청장 보선은 국민의힘 소속인 김 전 구청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것이다. 앞서 김 전 구청장은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하며 확보한 정보를 언론 등에 폭로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면서 구청장직을 상실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전 구청장이 광복절 특사로 피선거권이 회복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김 전 구청장은 광복절 전날인 지난 14일 광복절 사면이 발표된 이후 강서구청장 재출마 의지를 보여왔다. 이에 같은 달 18일 강서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데 이어, 28일에는 선거사무소를 열며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아울러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야당에 대한 비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김 전 구청장이 특별사면되긴 했지만, 보선의 원인 제공할 경우 무공천이 당의 원칙인 만큼 지도부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보선이 김 전 구청장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면서 당의 결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다만 김 전 구청장의 유죄 판결이 개인 비리가 아닌, 이전 정부의 비리를 폭로한 점을 고려할 때 공천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을 특별사면한 배경에 보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강서구청장 보선이 단순한 지자체 선거 중 하나가 아니라, 수도권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미니 총선'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당 지도부의 고민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당 내부에서 지역구 인사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위기론'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만약 이번 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지도부들은 이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서구 지역이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한 것도 지도부로선 부담이다.
여당이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야당은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0일 강서구청장 보선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했다. 후보자는 △문홍선 서경대 초빙교수(전 강서구 부구청장) △정춘생 전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비서관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이다. 다만 민주당은 공천에 대한 세부사항은 추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현장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전략 공천일지, 2~3명으로 할지 등은 정하지 않았다"며 "10월 11일이 선거일이므로 그에 맞춰 일정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