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시간이 날 때면 요리 블로그를 검색한다. 새로운 라면 조리법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볶음면을 즐겨먹는 김씨는 “라면을 매일 먹지는 못하지만 해 먹을 때마다 새롭게 만들어 먹는다”며 “만들어 먹는 재미가 있어 질리지 않아 꾸준히 구매하게 된다”고 말했다.
볶음면·믹스면 등 각양각색 마케팅 경쟁
하얀 국물 열풍처럼 일시적 인기 우려도
최근 김씨와 같은 모디슈머가 라면업계의 신 소비층으로 부상함에 따라, 관련 업계는 모디슈머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디슈머는 변경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기존의 정해진 레시피를 탈피한 자신만의 요리법으로 취향에 맞게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소비 계층을 말한다.
라면 업계 부동의 1위 농심은 모디슈머의 덕을 톡톡히 봤다. 올 초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소개된 뒤 두 제품 모두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짜파게티’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60%이상 상승했다. 굳건한 2위였던 안성탕면을 제치고 매출 순위 2위까지 올랐다. 짜파게티 열풍에 유사제품인 ‘사천짜파게티’도 함께 인기를 끌며 매출이 증가했다.
농심측은 “‘짜파게티 요리사 등급표’를 개발, 대형 마트와 같은 유통매장에 배포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이미 일정수준 이상의 고객들이 짜파게티를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볶음면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자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향으로 불닭볶음면은 9월 34억원, 10월 65억원이라는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자사 제품인 불닭볶음면과 간짬뽕, 짜짜로니 등 국물 없는 라면 3종을 묶어 '불짬짜'로 마케팅을 벌이는 등 지속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모디슈머의 활약이 실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자 후발주자인 팔도도 볶음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사의 신제품 ‘불낙볶음면’은 불닭볶음면과 비교되면서 모디슈머의 관심 얻고 있다. 팔도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낙만두밥’ 만드는 법, 매운라면 만드는 법 등을 올리며 모디슈머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한편 ‘볶음면’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장기간 이어질 것 같았던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이 단기간에 꺾이면서, 일시적인 바람에 그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얀 국물 신드롬’이 어느 순간 식었듯이 최근 볶음면 선호 인기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일례로 오뚜기는 내년 매운 볶이류의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기존 주력 제품을 강화할 뿐 신제품 출시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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