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 등 신기술 편중에 양극화도 발생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혹한기를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대외 여건 악화로 투자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 투자 규모와 건수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벤처투자의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기저효과에 불과할 뿐, 현재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등락을 반복하는 현재 시점에 반등의 판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작년 기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약 10만개사에 달한다. 정부가 창업 생태계 육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스타트업도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이중 연간 투자 건수는 1700여건에 불과하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업체는 1700여개사에 불과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상반기 벤처투자는 급속도로 위축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4447억원으로 전년(7조6442억원) 대비 41.9%나 줄었다. 모태펀드의 벤처펀드 출자금액은 2337억원에 그쳤다. 전년(3565억원) 대비 34.4% 감소한 수치다.
정부와 민간의 출자도 모두 위축됐다. 전체 정책금융 출자금액도 66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1조803억원이라는 작년 성적보다 39.7% 하락했다. 작년 상반기 민간부분 출자액은 7조6158억원을 달성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3조9297억원으로 48.4%나 줄어든 실적을 나타냈다.
7~8월에도 스타트업계의 미래를 단정하기 어려운 흐름을 보였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8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504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8월(9081억원) 대비 44% 감소했다. 지난 5월 8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다시 정체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월별 투자는 △1월 2579억원 △2월 2952억원 △3월 3427억원 △4월 2639억원 △5월 8214억원 △6월 3371억원 △7월 6878억원 △8월 5047억원 순이다. 연초 대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벤처투자 시장의 회복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시에 작년 투자 시장의 기저효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투자업계에서는 기저효과가 발생하는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지목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경영 상태가 악화되는 기업들이 등장했고, 투자자들은 준비한 자금을 사용할 탈출구를 모색했다”면서 “디지털‧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으로 스타트업계가 주목받으면서, 투자자들은 벤처투자로 자금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반등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투자받는 기업들의 세부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 신산업을 중심으로 이뤄져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관측된다”면서 “스타트업 전반적인 부흥을 위해서는 고른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새로운 기술에 집중한 투자가 이어질 경우 시장의 반등시기를 예상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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