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반기 투자 건수·금액도 각각 41.5%, 68.3% 하락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올 2분기 미국 내 스타트업 펀딩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100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 시장의 침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25일 글로벌 스타트업 DB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북미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46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1분기 글로벌 스타트업 기업상장은 86으로, 이는 전 분기 대비 47%가 감소한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투자심리 약화 탓에 문을 닫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벤처캐피털 업체 ‘허슬 펀드’의 경우 자본을 투자한 101개의 업체 중 60개만 생존한 상태라고 전했다.
스타트업 펀딩이 감소한 이유로는 먼저 미국 이자율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꼽힌다.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가들의 조심스러운 행보가 투자 시장의 위축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에 상장된 스타트업들의 주식가격이 하락해 현재 후기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더디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 악화로 인해 투자 시장이 침체됐다. 스타트업 생태계 민간 지원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자체 조사한 투자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건수는 584건, 투자 금액은 2조32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상반기 투자 건수는 998건, 투자 금액이 7조3199억원이었다. 각각 41.5%, 68.3% 급감한 것이다.
특히 플랫폼 산업에 치중된 국내 스타트업 시장은 투자 심리 위축으로 한계가 드러났다. 국민대 플랫폼SME연구센터가 ‘혁신의숲’, ‘더 브이씨’ 등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 1098곳의 데이터를 수집해 투자 생테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플랫폼 스타트업 중 시리즈 C 이상 성공한 스타트업은 전체 11%에 해당하는 120개에 불과했다.
한 스타트업의 관계자는 “최근 투자시장이 어려워져 업계 관계자들이 상당히 곤란해하고 있는데, 시리즈 C 투자를 받은 경우에는 그나마 낫지만 향후 투자시장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며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여러 스타트업이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소식에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을 공개했다. 향후 보조금, 출연금으로 획일적이었던 창업지원방식은 투·융자 등이 결합된 형태를 도입할 예정이다. 추가 재정 없이도 기업 당 더 많은 지원을 하되 회수를 통해 재투자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창업기업(스타트업)의 개방형 혁신을 촉진하고, 규제로부터 얽매이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