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망 중동 악재에 ‘시계제로’…유가폭등 땐 美 긴축강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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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중동 악재에 ‘시계제로’…유가폭등 땐 美 긴축강화 우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10.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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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경기침체 더 길어질 것"
중동 정세 불안에 유가 상승 우려...불확실성 커져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던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까지 벌어지면서 세계경제가 시계제로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던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까지 벌어지면서 세계경제가 시계제로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경기침체 우려가 길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까지 발발하면서 세계 경제가 어둠의 터널로 진입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지역 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분쟁이 대리전이 될 수 있는데다, 장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은 세계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야데니 리서치는 10일(현지시간) 투자자 메모를 통해 "중동에서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며 "내년 말 이전 경기침체 가능성이 기존 25%에서 3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새벽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침공했고 이스라엘도 이에 반격하며 분쟁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야데니 리서치는 이번 분쟁이 대리전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전으로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이란이 하마스의 이번 공격을 지원했다는 배후설을 제기했고,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야데니 리서치는 "이스라엘에 있어 이는 실존의 문제"라며 "이제 이스라엘의 목표는 가자지구에서 이란의 대리인인 하마스를 소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데니 리서치는 장기전으로 접어들게 되면 미국의 대이란 수출 제재 강화,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분쟁 개입 등으로 확전될 수 있고, 이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업체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강화하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고,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고조되는 중동발 리스크 외에도 미국의 잠재적인 부채 위기, 최근 장기물 국채 금리 급등세 등도 우려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모두 산유국이 아니지만, 이란의 하마스 배후설이 불거지면서 지난 9일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의 배럴당 가격은 4.3% 이상 오른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번 분쟁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피에르 올리비에 고랭샤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경제적 평가를 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이번 분쟁이) 에너지 공급 쇼크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는 유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성장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IMF는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를 통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5%에서 올해 3.0%, 내년 2.9%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은 지난 7월 예측치인 3.0%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특히 경제 불확실성의 확대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의 향방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Fed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평가되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며 Fed의 대응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예상 밖의 새로운 일"이라며 "모두에게 시장과 파트너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지나친 긴축이 불필요한 경기침체를 촉발하지 않도록 금리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이번 사태가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시장도 동요 중이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전날에 이어 이날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4.65% 선까지 내렸다. 국제 금값은 강보합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국책연구원인 KDI도 반도체 생산 회복에 힘입어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KDI는 이날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이번 분석에는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는 반영되지 못했다. KDI는 "제조업에서 생산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되고 평균가동률이 반등하는 등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신호가 점증하고 있다"고 분석했지만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국제 유가 상승은 소비자물가 상승 폭을 키우면서 소비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KDI는 이어 세계 경제가 고금리 기조와 중국의 경기 둔화로 당분간 낮은 성장세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중국은 산업생산·소매판매 등 최근 주요 경제지표 개선에도 부동산 시장과 해외 수요 위축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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