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긴축 재정'을 강조하면서 순방 예산은 추가 예비비로 329억원을 가져갔다며 "국민을 우롱한다"고 비판했다. 윤 정부를 향해 "예산을 아낄 것이라면 대통령실과 대통령 직속 기구 예산부터 아껴 쓰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공세에 나섰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민을 진정 사랑한다면 선거에 지더라도 재정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그렇게 '긴축 재정'을 부르짖는 윤 대통령이 올해 249억의 순방 예산을 모두 탕진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승인한 올해 정상 외교 예산을 다 쓰고 추가로 예비비를 편성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윤 정부의 정상 외교 예산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외교부는 8월 기획재정부에 정상 외교 관련 예비비를 신청했고, 9월 말 국무회의에서 일반 예비비 329억원을 추가로 승인했다. 이는 올해 국회에서 통과시킨 정상 외교 예산(249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정부가 긴축 재정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올해 정상 외교 관련 예산은 총 578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해 2배 이상이다.
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국민은 허리띠를 졸라매라며 각종 예산을 삭감했지만, 정작 대통령은 순방 예산을 물 쓰듯이 펑펑 쓰다니 기가 막힌다"며 "대통령의 안일함인가, 아니면 특권 의식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국민에게는 긴축 재정을 강요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라며 "이러면서 건전 재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 직속 기구들도 고급 음식점에서 회의를 열며 식사비만 11억원을 펑펑 썼다고 한다"며 "대통령과 주변 사람들은 국민과 다르다는 몸에 밴 특권 의식의 발로로 볼 수 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맡겨 놓은 곳간을 본인 소유로 착각하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아낄 것이라면 대통령실과 대통령 직속 기구부터 아껴 쓰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