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쟁 악재’ 확대...K-산업,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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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전쟁 악재’ 확대...K-산업,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3.10.16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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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에 이·팔 전쟁까지 지정학적 불안감 확산
확전, 전쟁 장기화 관측도…세계 경기 침체 ‘경고등’
고유가, 반도체 회복 지연 등 K-기업 불확실성 확대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스데로트에서 경찰들이 가자지구발 로켓 공격으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잇단 '전쟁 악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하 이·팔 전쟁) 발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어서다. 현지 사업 타격은 물론 유가 급등,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러·우 전쟁이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팔 전쟁이 불거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이·팔 전쟁 확전 시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아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13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6%가량 뛰었다.

당장 이스라엘에 해외법인을 둔 국내 기업들은 고유가에 따른 채산성 악화 문제뿐 아니라 직원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스라엘 현지 법인은 삼성 5개, SK 1개, LG 1개, OCI 1개 등 총 8개다.

삼성과 LG 등은 현지 직원 귀국과 재택근무 전환 등 안전 조치를 취한 뒤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별도의 이스라엘 법인이 없지만 현지 대리점 피해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이외 이스라엘뿐 아니라 중동 전역에 수출하는 국내 신차와 중고차의 타격 문제도 면밀히 살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스라엘에는 인텔, 엔비디아,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가 대거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텔의 이스라엘 키르야트가트 공장은 인텔 전체 반도체 생산능력의 11.3%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 인텔 CPU(중앙처리장치) 생산 차질 시 인텔 칩에 최신 메모리를 지원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반도체 다운턴(불황) 상황이라 국내 기업 타격 전망은 과장됐다는 해석도 있다.

문제는 확전과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추가 기운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우 전쟁도 빨리 끝날 줄 알았는데 현재 진행형"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기업의 대응책 마련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경영상 애로를 증폭시킨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악재에 따른 타격 최소화를 위한 기민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동전쟁이 한 번 더 발발하게 되면 피해 회복에 1~2년이 걸릴 것"이라며 "비상체계 가동,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반 박자 빠른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가자지구 내 제한적 분쟁, 레바논과 시리아 등이 참전하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대리전, 이스라엘·이란 직접 전쟁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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