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최근 인수합병(M&A)에 나서는 저축은행들의 매각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 전반이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금융지주나 사모펀드(PEF)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등이 M&A 매물로 나왔다. 한화그룹은 지난 7월부터 한화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인수 후보자에 대한 수요 조사를 거쳐 매각 의사를 나타냈다는 전언이다.
지난 4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한 대주주 지분 매각 명령을 의결하면서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도 조만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는 두 은행이 지난 8월 내린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매각 명령을 내렸다고 알려진다.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 2곳은 신용공여 의무비율을 거짓으로 보고하고, 대주주가 전환사채를 저가로 취득할 수 있도록 나섰다는 점이 문제가 돼 지난 2019년 금융위의 중징계를 받은 바있다.
애큐온저축은행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국내 10위권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홍콩계 펀드인 베어링PEA가 경영권을 갖고 있다. 베어링PEA는 지난 2019년 애큐온을 인수해 올해로 인수 5년째를 맞는다. 내년부터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저축은행의 인수 후보자들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저축은행의 매각 작업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접촉한 PEF 등으로부터 별다른 인수 의사는 받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유력한 인수 후보군 중 하나로 꼽히는 우리금융 역시 저축은행 인수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증권사 인수는 추진하겠지만, 다른 비은행 회사는 인수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다.
타 저축은행들도 실적악화에 따라 인수전에 쉽사리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총자산 기준 주요 저축은행 10곳의 지난 2분기 별도 당기순이익 총합은 마이너스(-)228억원으로 전년동기(2912억원)대비 314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