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최근 5년 간 KDB산업은행은 대기업 여신이 24조원 늘고 중견·중소기업 여신은 각각 8조, 7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대기업 위주로 여신 비중을 늘리면서 시대적 역할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실이 24일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56조9000억원이던 산업은행의 여신 잔액은 올해 8월 기준 230조2000억원으로 약 74조원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계열 대기업에 대한 여신은 33조4000억원에서 57조8000억원으로 약 24조원 불었다. 다만 같은 기간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내역은 각각 약 8조원, 7조원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벤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여신은 8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산업은행의 초상위권 대기업에 대한 여신 편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계열 대기업에 중에서도 삼성과 SK 등 10대 대기업에 대한 여신 내역 증가분만 전체 증가액의 절반인 10조원 가까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유니콘 기업 출현을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졌음에도 벤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여신은 1조원이 채 안되는 등 산업은행이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병덕 의원은 “5년 새 산업은행 대기업 편애가 더욱 심해진 양상”이라며 “과거 산업은행 부실 여신의 상당수는 대기업 발”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내실 있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미래가 유망한 벤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여신 비중을 늘리고 다양화하는 것이 우리 산업 발전과 산업은행의 리스크 관리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4일 정무위는 산업·기업은행을 비롯해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서민금융진흥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