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여야가 25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다시 한 번 충돌했다. 여야는 지난 20일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도 오염수와 관련해 이견을 보인 바 있다. 민주당의 방사능 확산 우려 제기에 정부 측은 "공해 조사 결과가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은 국정감사 질의 직전 "도쿄전력이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핵 오염수 2차 방류를 시작한 후 방류구 인근의 삼중수소 농도가 심상치 않다"며 "인근 바닷물 삼중수소 농도가 L당 22베크렐로 나타났다. 삼중수소가 20베크렐을 넘은 것인 이번이 처음"이라고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주했다.
소 위원장은 "이제 말보다 행동으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때"라며 "방사능 농도 검출이 확인된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위기 발생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의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측은 '오염수 방류에 안전성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오염수 방류 후 첫 공해상 조사에서 특이 사항이 발견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세슘과 삼중수소 모두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야당은 정부가 오염수의 위험성이 담긴 국책 연구기관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난해 9월 경제인문사회연구원 산하 해양수산개발원(KMI)이 '원전 오염수 대응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를 작성했지만 비공개 처리한 것을 지적하며 해당 내용의 공개를 촉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해당 보고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주도한 보고서지만 경제인문사회연구원(경사연)이 발주했기 때문에 해수부 직원들이 자문으로만 참여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모른다고 하면 해수부는 그야말로 무정부 상태"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한편 여당은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야당의 공세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며 정부가 국민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가지 흔히 괴담이라고 말하는 가짜 뉴스가 나오고 있다"며 "해수부가 철저하게 모니터링 하고 국민들께 투명하게 공개해 의심과 의혹이 없도록 감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조 장관은 "앞으로도 계속 해양 방사능 조사를 실시하고 일일 브리핑을 통해 공개하겠다"며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일본산 수산물들도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