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삭감 비판에…추경호 "비효율 정비"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기획재정부 종합감사에서 경제 위기 상황과 내년도 예산안 등을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현 경제 상황이 시장 전망치보다 웃돌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위기라며 윤석열 정부의 경제 기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 야당이 연구개발비(R&D) 예산 삭감을 지적하자 정부는 비효율 요인을 정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26일 국회에서 기재부·국세청·관세청·통계청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여야는 경제·예산안 등과 관련해 이견차를 보이면서 대립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 의원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발표된 것을 언급하면서 "당초 시장에서 전망했던 0.4~0.5% 성장률에 비해서도 높은 성장이 이뤄졌다"며 "또 민간 소비 0.2% 건설투자 0.3% 순수출 0.4% 정부지출 0.2% 등 분야별로 고르게 성장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이라며 정부의 기존 경제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주장했다. 그는 "가을은 벌써 절정에 왔는데 우리 경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 1년 7개월 동안에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전환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특단의 대책을 책임 있게 내놓을 필요가 있다"며 "만일 그렇지 않고 이 상황을 방치한다면 우리가 일본과 같은 장기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도 예산안, 특히 R&D 예산 삭감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박 의원이 R&D 예산 복원 계획에 대해 질문하자 "그동안 R&D 예산이 급증했는데, 급증 과정에서 비효율·낭비성 요인을 제대로 못 추스른 부분 있다"며 "그런 부분을 정비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참고로 (예산을) 정비하면서 AI(인공지능)·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R&D 예산은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R&D 예산 삭감이 비효율 요인을 정비한 취지라고 언급하면서도 야당의 지적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취지를 여러 차례 설명했고, 그 작업 과정에서 국회·현장에서 제기하는 문제 일부를 저희가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문제 제기된 부분은 경청하면서 살피겠다"고 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최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홍남기 전 기재부 장관을 소환 조사한 것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요즘 감사원의 행태가 가관"이라며 "홍 전 부총리를 국가채무비율 축소 의혹으로 조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또 전 정부를 공격하는 것 같은데 더 이상 새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마치 (경제지표를) 조작한 것처럼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특정 언론에 흘리는 감사원의 행태는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이런 식으면 지난해 세수추계모형을 변경했음에도 세수 추계를 엉터리로 한 것도 감사 대상이 되는 것이고, 이런 상황에 대해 기재부도 적극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추 부총리는 감사원 감사와 관련해 "여러 관련자 함께 감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이상 구체적인 얘기는 말을 아끼는 게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