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비윤·여성 등 포함 총 13명으로 구성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계파·지역·성별·세대 등 안배에 중점을 둔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혁신위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포함해 총 13명으로 출범하며 향후 60일간 활동한다. 인 위원장이 '통합과 변화'라는 방향을 제시한 만큼 혁신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립성을 기반으로 쇄신에 고삐를 당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혁신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했다. 혁신위 명칭은 '국민의 뜻으로,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로 정해졌다. 활동 기한은 오는 12월 24일까지로 60일간이다.
인 위원장은 국회에서 '혁신위원 인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완전히 전권을 가지고 위원회에 대해서 제가 원한 대로 사실 3일 동안 잠을 설쳐가며 구성했다"며 "여성, 청년, 당과 관계없는 외부 인사를 많이 배려했다. 그분들은 한마디로 브레인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 변화와 쇄신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기초를 다지겠다는 의지다.
현역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박성중 의원이 참여한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에서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를 지냈다. 계파색이 옅긴 하지만,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전직 의원 중에서는 검사 출신인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도 합류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대외협력 특보를 맡아 친윤계로 분류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 북구갑에 출마해 당선되는 등 호남을 기반으로 정치 활동을 해왔다.
서울시 정무 부시장을 지낸 오신환 광진구을 당협위원장의 경우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부시장을 지내 '오세훈계'란 평가가 많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지역 안배도 고려했다. 호남에서는 정선화 전주시병 당협위원장이, TK(대구·경북)에서는 정해용 전 대구경제부시장이 각각 참여한다. 충청권에서는 이소희 세종시의원이 함께한다.
분야별 전문가들도 대거 포함됐다. 정선화 동국대 WISE캠퍼스 보건의료정보학과 겸임교수,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소희 변호사, 이젬마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아산병원 소아치과 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가 합류했다. 2000년대생인 박우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도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선은 인 위원장이 당 통합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계파와 지역, 성별 등을 안배하는 것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후로 불거진 당내 '수도권 위기론을 의식해 수도권에 기반을 둔 전·현직 의원들이 포함했다.
다만 혁신위가 보선 패배와 내홍 등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얼마나 쇄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혁신위 구성 과정에서 당 비주류인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윤희숙 전 의원이 인 위원장의 혁신위 참여 제안을 거절하면서 시작 전부터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분배 인선'에는 어느 정도 결과를 냈지만, 혁신을 기대할 만한 인물이 부재하다는 점도 뼈아픈 부분이다.
혁신위가 여러 난관을 뚫고 당 통합과 쇄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립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미니 총선'이라고 할 수 있는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대패하면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이다. 계파 간 갈등을 비롯해 수도권 위기론, 중진 험지 출마 등으로 표출된 총선 관련 논란과 공천 등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혁신위의 공정성이 선결 조건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혁신위와 관련해 "혁신위원 인선은 인 위원장이 주변의 다양한 의견과 추천을 두루 경청하고, 한 분 한 분 의사를 타진해 정성 들여 모신 것으로 안다"며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당의 혁신을 완성하는 건 나 자신이라는 절박한 마음과 의지를 갖고, 당의 변화와 쇄신에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