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박정희 배울 점 반영" 朴 "건강관리 잘하길"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면담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만나 "조만간 찾아뵙겠다"고 한 뒤 12일만에 이뤄진 만남이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고, 박 전 대통령은 "건강관리 잘 하시라"고 격려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와 칠성 종합시장을 잇달아 찾은 뒤 박 전 대통령을 만나러 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다, 들어가시죠"라며 윤 대통령을 사저 안으로 안내했다. 작년 4월 방문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집 안에서 맞았으나, 이날은 현관 계단 아래까지 내려와 윤 대통령을 반갑게 맞았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정원이 잘 갖춰진 느낌이 든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께서 오신다고 해 며칠 전에 잔디를 깨끗이 정리했다, 이발까지 한 거죠"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거실에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대변인, 유영하 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가량 환담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산자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았는데, 등사된 자료가 잘 보존되어 있어 박정희 대통령 사인까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읽어보니 재미도 있고,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온고지신이라고 과거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걸 다 읽으셨냐.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까 회의에서 애로사항을 듣고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환담을 마무리하며 박 전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이 많아 피곤이 쌓일 수 있는데 건강관리 잘하시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지난번에 뵀을 때보다 얼굴이 좋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다,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호응했다.
환담을 마친 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잠시 정원을 산책했다. 윤 대통령이 사저를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차를 타는 곳까지 배웅하려고 했으나, 윤 대통령이 간곡히 사양해 유영하 변호사가 대신 차까지 윤 대통령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