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 불황 속 선방했지만 심해지는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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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계, 불황 속 선방했지만 심해지는 '양극화'
  • 이찬우 기자
  • 승인 2023.11.2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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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완성차 내수 판매 점유율 90%
중견 3사, 신차도 부족하고 전동화도 늦어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이찬우 기자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이찬우 기자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산업은 그나마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 두드러지면서 완성차 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21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는 지난 3분기 누적 국내 판매 84만3246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75만4285대 대비 8만8961대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제네시스 3분기 누적 판매량(10만2080대)까지 더하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3분기 동안 내수 판매만 90만대를 돌파했다.

특히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지난 3분기 국산차 내수 등록 대수 93만6601대 가운데 83만7279대를 기록해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업계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현대차그룹의 신차 대비 나머지 3사의 신차 모델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펑가했다.

3분기 동안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브랜드는 기아(38만1813대)였다.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들이 각각 5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선전을 이끌었다. 기아는 3분기 판매량 순위 10위권에 6개 모델을 올리며 강력한 모습을 이어갔다.

2위 현대차는 제네시스 판매량을 제외하고도 35만대 이상 판매했고 전년 동기 대비 21.3% 오른 판매량을 보이며 국내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감율을 기록했다. 그랜저는 3분기 동안 9만2119대 팔려 전체 1위를 차지하는 등 현대차의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량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3분기만에 10만대를 돌파하며 현대차의 실적 호조에 큰 기여를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3분기에도 역대최고 실적이라는 기록을 써내려갔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SUV, 친환경차,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많은 이익을 남긴 것이다.

반면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는 저조한 내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3사의 합산 누적 판매량은 10만7702대에 그쳤고 KG모빌리티와 르노코리아의 판매량은 하락세에 접어들기까지 했다.

한국GM은 3분기 동안 2만8764대를 판매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신차효과에 힘 입어 1만6477대 판매를 기록했지만 트레일블레이저, 볼트 등 나머지 모델들이 부진하면서 저조한 내수 실적을 기록했다.

르노코리아는 3사 중 가장 낮은 내수판매를 보였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3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55.4% 하락한 1만7585대 판매에 그쳤다. 2020년 이후로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했고 부분변경만 거듭한 탓에 소비자들의 선택지에 멀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월엔 전월 대비 6.8% 감소한 1434대를 판매하며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3분기 동안 5만2698대 판매해 3사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10월에 판매량이 꺾이며 역성장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평택공장 조립라인 통합공사에 따른 생산 중단으로 인해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판매량 증대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업계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완성차 업계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모델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는데 나머지 3사는 느린 전동화 속도를 보이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를 공격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는 반면 3사는 그나마 르노코리아만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을 뿐 한국GM과 KG모빌리티는 판매중인 모델이 없다.

전기차 시장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6, EV6·9 등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한 반면 3사는 영향력 있는 전기차 모델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견 3사가 반등에 나서려면 소비자들을 유혹할 만한 신차를 출시하는 방법 뿐”이라며 “매력적인 신차 출시가 없다면 양극화는 심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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