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등 노동규제 완화 과제 건의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중소기업계가 고용노동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업계의 현안을 전달했다. 특히 시행을 두 달 남짓 앞둔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를 강력히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7일 여의도 본회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등 중소기업 단체장 및 관련 협회·협동조합 대표 20여명이 참석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이정식 장관을 비롯해 최현석 기획조정실장, 류경희 산업안전보건본부장과 관련 국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연장 △중소기업 안전비용 지원 확대 △합리적 근로시간 결정·배분 위한 근로시간제도 개선 △포괄임금제 허용·유지 △외국인력 쿼터 폐지 및 허용업종 확대 △최저임금제도 개선 등 과도한 노동규제 관련 현장의 생생한 애로 34건을 전달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지난 13일 주 52시간제도의 개선 추진 의지를 다시 밝혀주셔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중소기업계에서는 시행 중 필요한 부분들이 있으면 더 건의 드리도록 하겠다”며 “제도 개편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이 근로시간 문제로 생산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노사 법치주의 확립과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도 개선으로 중소기업 경영에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내년 1월부터 83만개소에 달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으로 현장의 우려가 크다”며 “대표자의 구속과 징역이 곧 폐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영세 중소기업의 상황을 감안해 충분한 시간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중소기업의 혁신과 성장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상생과 협력의 노동시장 구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구 구조적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더 늦기 전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와 관행을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현 정부의 노동개혁의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50인 미만 기업의 안전보건관리 체계가 조속히 구축될 수 있도록 컨설팅·교육·기술 지도 등을 집중 지원하겠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과 관련해서는 법이 발의돼 있는 만큼 중대재해 예방이 효과적으로 될 수 있도록 여야 간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중처법 시행 유예에 대해 언급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아침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내년 1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대재해법이 전면 적용될 경우 아직 충분한 준비와 대응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부담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회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시기 유예 관련 법 개정안을 연내 조속히 처리해 주시기를 거듭 요청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