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혹한기 마주한 K뷰티…코스맥스, 나홀로 성장 비결은
상태바
[기획] 혹한기 마주한 K뷰티…코스맥스, 나홀로 성장 비결은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3.12.10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외 수출 시장 다변화…해외‧인디 브랜드 증가 따른 고객사 급증
“태국서 통했다” K-뷰티 인기 제형 활용 및 ‘파우치’ 트렌드 선도
코스맥스 판교 본사. 사진=코스맥스 제공
코스맥스 판교 본사. 사진=코스맥스 제공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K-뷰티 시장이 중국발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 기업 코스맥스가 동남아 시장 공략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내 뷰티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이유 중 하나는 ‘빅마켓’이자 ‘프라임 시장’인 중국의 경제 침체다. 뷰티업계는 중국 현지 가동률 및 중국인 관광객에 따른 영향이 직접적인 시장이다. 이 외 고물가, 출혈 경쟁 등 대내외적인 변수가 더해져 엔데믹 전환에도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업황이 지속 악화일로를 걷는 데 반해, 코스맥스는 국내외에서 양호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호실적 주요 배경으로 발 빠른 수출 시장 다변화, 인디 브랜드와의 파너십 확대 등이 꼽힌다.

코스맥스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쟁 업체들과 달리, 동남아를 ‘포스트 차이나’로 꼽고 선제적으로 타깃팅해왔다. 동남아는 ‘한류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우호적인 지역으로, 초기 진입 장벽을 뚫기에 적합하단 계산에서다. 최근엔 동남아 대도시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며, 중국의 빈자리를 대체할 차세대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3분기 코스맥스 태국법인 순손실은 71% 감소한 4억원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의 순이익은 83.8% 신장한 9억원이다.

코스맥스타일랜드는 태국 현지 소비자들의 특성을 사업 전략에 기민하게 접목시켰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신규 브랜드와 제품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다양한 파우치 화장품을 제안했다. 그 결과, 소용량 파우치 화장품의 누적 생산량은 8000만개를 돌파했으며, 코스맥스는 태국 젊은 소비층 내 ‘스파우트 파우치 화장품’ 트렌드를 이끈 주역이 됐다. 연내 소용량 파우치 제품 2200만개를 추가 생산하고, 현지 트렌드를 주도하는 제품을 계속 개발한단 방침이다.

K-뷰티 인기 제형으로, 태국 메이크업 시장을 공략한 전략도 주효했단 분석이다. 태국은 덥고 습한 기후 탓에 전통적으로 매트한 제형의 선호도가 높은 시장이다. 최근 한국식 메이크업 선호도가 증가하며 △자연스러운 수분광을 연출하는 글로우 제형의 쿠션 △광택감이 있는 글로스 제형의 립 △보습력이 높은 립밤 등으로 선호하는 제형이 변화하는 추세다.

태국 방콕 인근에 위치한 현지 생산 공장 및 R&I센터와 한국 본사 간 유기적 협업을 통한 빠른 제품 개발 속도가 현지화 전략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K뷰티 인기 소재 및 제형을 활용하면서도 현지 특성에 맞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현지 인디 브랜드의 의뢰가 증가하고 있단 게 사측의 설명이다.

향후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인도 등 아세안 지역 내 인디 브랜드의 러브콜이 증가함에 따라 인근 국가로의 수출도 증가세다. 최근 일본에서 K뷰티가 각광받고 있는데 착안, 오는 2025년 일본 도쿄 외곽 이바라키현 반도시에도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인디 브랜드의 증가도 호재로 작용했다. 생산시설을 구축하지 못한 인디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직수출도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외 고객사 수는 올해 기준 약 1500여개로, 2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한국의 폭발적인 성장에 더해, 미국에서 지난 10월 처음으로 월 BEP를 달성하는 등 흑자구조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중국은 올 4분기 광군절 물량 집중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화장품 ODM의 구조적 성장과 함께 내년에도 큰 폭의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