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젊은 오너 전진배치…세대교체 초점
LG 권영수·SK 김준·롯데 김교현 경영 일선 물러나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주요 기업들이 이번 연말 인사에서 젊은 오너를 전면배치 하면서 세대교체에 나섰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미래를 선도할 리더 발탁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과거 '스타 최고경영자(CEO)'로 불렸던 경영진들은 변화하는 시대를 피하지 못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세대교체 바람을 타고 '젊은 리더' 발탁에 초점을 맞춰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한종희·경계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조직 안정을 꾀했다. 성과주의에 기반한 '젊은 리더' 발탁과 세대교체 기조는 유지됐다.
한종희 부회장이 맡고 있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1970년생인 용석우 사장이 승진과 동시에 물려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중에 오너가(家)인 이부진(53)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고 1970년대 이후 출생은 용 사장이 처음이다.
LG그룹은 44년동안 몸담았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물러난 대신 1969년생인 김동명 사장이 LG에너지솔루션 신임 CEO에 선임되며 수장이 12년 젊어졌다. LG이노텍에서는 1970년생인 문혁수 부사장이 신임 CEO로 선임됐다. 그룹 전체 신규 임원의 97%는 1970년 이후 출생자다.
SK그룹은 핵심 사업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7개 계열사의 CEO를 교체했다. 50대 전문경영인들을 주축으로 재정비했다. SK㈜ 사장에는 장용호(59) SK실트론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에는 박상규(59) SK엔무브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SK실트론 사장은 이용욱(56) SK㈜ 머티리얼즈 사장이, SK에너지 사장은 오종훈(55) SK에너지 P&M CIC 대표가, SK온 사장은 이석희(58)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각각 맡는다. SK㈜ 머티리얼즈 사장에는 김양택(48)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 SK엔무브 사장에는 김원기(53)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이 각각 보임됐다.
롯데그룹도 계열사의 대표를 세대 교체해 젊은 리더십을 전진 배치했다. 눈에 띄는 것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롯데가(家) 3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으며,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했던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이 용퇴했다.
롯데는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을 교체했는데 이중 퇴진한 60대 대표이사는 총 8명에 달한다.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선임된 40대 우웅조 상무(승진)를 비롯해 신규 선임된 박익진 롯데e커머스 대표, 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가 모두 50대다. 특히 우 대표 선임으로 롯데그룹의 40대 대표이사는 기존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 포함 3명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세대교체 명분으로 선임된 젊은 오너들의 왕관은 분명 무거워질 것"이라며 "젊음 이란 타이틀을 앞세워 무게감을 가지고 경영 전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