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흔히들 사기꾼에게 손해를 당한 사람들에 대해서 대부분의 평가가 “이그 바보야”, 혹은 “호구였구나”라면서 뻔한 수법에 당한 것에 안타까워하거나 답답해한다.
사기꾼들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을 주로 노린다. 특히 일반 사회와 격리되어 단조로운 세계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사기꾼에게 노림의 대상이 된다. 생각보다 사기꾼들이 교묘할 뿐만 아니라 대단한 지구력과 인내를 가지고 사냥감을 정하고 계획적으로 접근하기에 그 노림의 대상이 되면 이를 스스로 벗어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기꾼들은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욕구나 희망, 혹은 걱정이나 우려를 교묘하게 찌를 줄 아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똑똑하거나 경계심이 많다고 해서 이를 벗어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수법이 표적의 경계심을 역이용하여 안심하게 유도한 후 파 놓은 함정으로 빠지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므로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보다도 오랜 시간 교류를 통해 인간관계를 쌓은 후 이를 이용하고 배신하는 사기꾼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악랄한 범죄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기죄가 다른 범죄보다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사기죄의 형량이 낮아서라는 의견도 있고, 또 치안이 안전한 탓에 강도나 절도가 쉽지 않은 사회 환경에서 정장에 신사처럼 점잖은 범죄 사기를 치기 쉬운 이유도 있다고 한다. 기업사냥꾼과 사회악 근절 대책의 필요가 절실하다. ‘목마른 갈급한 자’에게 썩은 물 한바가지, 나무에 매달린 자에게 내려온 썩은 동아줄에 속아 이용당한 사람에게, 과연 누가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최근 고금리ㆍ고물가ㆍ고비용 등으로 가계도 기업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임금 체불 등을 포함하여 비용 조달이 급박한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에게 투자자는 세상의 빛이요, 구원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시장 내 수 많은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구조조정은 시장의 논리상 당연한 귀결이고, 또 시너지 효과 차원에서 기업 간의 인수합병 또한 보다 긍정적인 성장 방식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주식 투자자나 경영자가 보기에 기업 인수합병(M&A)은 단순히 기업 성장 전략의 하나로 인식될 수 있지만, M&A 전략은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사냥꾼에게 기업은 자신의 사냥감이고 매매의 대상에 불과하겠지만, 그 기업을 설립하고,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그 기업은 삶의 터전이고, 삶 자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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