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 총리지명선거 '결선투표'
매일일보 = 이현민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1일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총리로 재지명 됐다. 다만 지난달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한 여당은 야당과의 협력이 절대적이라 식물 총리를 벗어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11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특별국회는 이날 오후 소집돼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총리 지명 선거를 각각 개최했다. 총리 지명 선거는 첫 투표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후보가 총리가 되며,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1위와 2위를 두고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이시바 현 총리 겸 자민당 총재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 등이 총리 후보로 나섰다.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참의원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중의원에서의 결과가 관건이었다. 현재 여당은 중의원에서 221석(자민 197, 공명 24)으로 과반 기준에 못 미친다. 이시바 총리는 참의원 투표에서 125표를 받으며 과반(248표 중 124표)을 확보했다. 하지만 중의원 투표에서는 221표를 얻으며 과반 기준(233표)을 넘지 못했다. 노다 대표는 중의원 투표에서 151표를 얻었다. 이에 이시바 총리와 노다 대표 간 결선 투표가 진행됐다. 중의원에서 총리 지명을 두고 결선 투표가 치러진 것은 1994년 이후 30년 만이다. 결선 투표에서는 이시바 총리 221표, 노다 대표 160표, 무효 84표로,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이시바 총리가 다시 총리로 선출됐다. 앞서 야당 중에서는 공산당이 노다 대표 지지 방안을 검토했다.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는 자당의 당수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결선에서 투표 대상인 이시바 총리와 노다 대표 이외의 이름이 적힌 표는 무효 처리된다. 다만 현재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어 야당의 찬성이 없으면 법안이나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없게 됐다. 이에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전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와 회담해 연내 성립을 목표로 하는 2024년도 보정 예산안 등 국회 운영 협력을 요청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밤에 제2차 이시바 내각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농림수산상에 자민의 에토 다쿠 전 농상, 법무상에 자민의 스즈키 게이스케 전 외무성 부대신, 국토교통상에 공명당의 나카노 요쇼 중의원 의원을 각각 기용하고 그 외의 각료는 모두 유임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