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출 그래프는 ‘꿈틀’, 내수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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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출 그래프는 ‘꿈틀’, 내수는 ‘안갯속’
  • 이용 기자
  • 승인 2024.01.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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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52.3% “올해 소비 지난해보다 줄일 것”
유통기업 “소비심리 위축으로 경영환경 악화될 것”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지난해 3분기부터 회복세에 들어선 수출 실적과 달리, 내수 시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관련 기업들의 고난이 길어질 전망이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경제 분석 기관에 따르면, 국내 기업 및 소비자 모두 올해 내수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의가 소매유통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2024년 소비시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대비 1.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과반을 넘는 56.8%의 기업은 올해 유통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요 원인은 소비심리 위축(66.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고물가 지속(45.8%), 소득 임금 불안(26.8%) 등 내수 침체의 고질적 원인도 올해 소비 시장 불확실성에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올해 소비지출을 지난해에 비해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내수 시장이 더욱 암울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 52.3%는 올해 소비지출을 지난해에 비해 축소할 계획이다.

지난해 같은 조사 집계치(56.2%)보다 3.9%포인트 감소했지만, 지난해 6월 엔데믹 선언 이후 활발해지리라 예상됐던 내수 시장은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다. 한경협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 소비가 올해 큰 폭으로 둔화하고, 올해에도 이러한 추세가 개선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7.9% 증가한 6800억 달러, 수입은 3.3% 증가한 6660억 달러, 무역수지 140억 달러 흑자로 예측했다. 최근 국내 주력 제품인 반도체 등 IT제품이 부진에서 벗어나 전체 수출 성장세를 주도하면서, 13대 주력 품목 수출이 모두 증가한단 설명이다.

실제 수출은 9월까지 역성장 이후 10월 증가세로 전환했고, 수입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원유·천연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이 크게 감소, 무역수지는 6월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협회는 “수입은 에너지 수입단가 상승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수출 성장세를 하회하며 무역수지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유통 전문가들은 올해 영업장이 가진 자본에 따라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가 큰 영업장은 실적이 저조한 점포를 폐쇄하고 좋은 점포는 확장하며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는 반면, 할인 혜택조차 제공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은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는 설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국내 5대 소비분화 현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고물가 및 저성장 기조 장기화 우려, 개인소비성향의 변화 등으로 가계를 중심으로 국내 민간부문의 소비 패턴이 점차 양극화 내지는 분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절약한 소비를 바탕으로 확보한 자금을 명품이나 초고가의 서비스 이용을 위해 아낌없이 지출하는 소비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향후에도 1인 가구의 증가와 명품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비용 절감을 위한 소량의 제품구매 패턴과 초고가 소비지출 형태는 양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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