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한 대외 리스크로 회복세 더뎌져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대외 리스크가 지속되며, 글로벌 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0일 미국 시카고대 부스 비즈니스스쿨에 따르면, ‘경제정책불확실성지수(EPU)’는 지난해 9월 기준 251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인 경기전망은 일시적 상승이 아닌 지속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를 비롯해 중국 경기 침체 등 곳곳에 산재된 글로벌 경기 리스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역시 확대, 지속되는 양상이다.
글로벌 경제기관에서도 연이어 저성장 전망을 내놓고 있다. 먼저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중국 경기 부진 등으로 올해 세계경제가 2.9%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인해 올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2021년 6.2% 성장했던 세계 경제는 2022년(3%)을 거쳐 지난해는 2.6%로 주저앉았고 올해는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세계경제성장률이 2.7%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작년 6월 전망치(3%)보다 낮은 수치다.
세계은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질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융불안,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예상보다 부진한 중국 성장속도, 추가적인 무역 파편화, 기후변화 재난 등도 세계 경제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정부 부채가 악화되고 빈곤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말에는 개도국 4곳 중 1곳, 저소득 국가의 40%가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직전보다 여전히 가난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성장을 촉진하려면 투자 가속화, 생산성 증가,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 감소 등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