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 당시 화폐발행 크게 늘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코로나 펜데믹 당시 이례적으로 증가한 화폐 발행의 기저효과로 지난해 시중 현금 증가율이 1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181조947억원으로, 전년 말(174조8623억원) 보다 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19년여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시중에 공급된 화폐의 잔액을 의미하는 화폐발행잔액은 한은이 발행한 금액에서 환수한 금액을 빼서 산출한다. 환수율이 높아지면 자연이 잔액 증가율이 낮아진다.
화폐발행잔액은 △2016년 97조3823억원 △2017년 107조9076억원 △2018년 115조3895억원 △2019년 125조6989억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시중 공급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2020년 147조5569억원 △2021년 167조5719억원 등으로 급격히 늘었다.
화폐발행잔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펜데믹이 최고조에 달한 2020년 17.4%로 급증했고 다음해인 2021년(13.6%)에도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2022년 4.4%로 내린 증가율은 지난해 3%대까지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현금을 환수하면 금고에 보관했다가 시중은행 요청을 받고 다시 내보낸다”며 “환수가 많이 되는 상황에서는 화폐발행잔액의 증가율이 높아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증가율이 코로나19 사태 때 일시적으로 10%를 웃돈 것은 화폐 발행을 크게 늘린 데 따른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올해는 화폐발행 증가율이 3%로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용결제, 모바일 결제 등 비현금성 지불 수단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편 지난해 말 화폐발행잔액 중 5만원권은 159조8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전체 화폐의 88.3%의 비중을 차지했다. 1만원권 잔액은 △2021년 말 17조8220억원 △2022년 말 16조3751억원 △2023년 말 15조7017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말 비중은 8.7%였다. 5000원권 잔액도 2022년 말 1조4390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4384억원으로 소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