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참여…네트워크 구축·터널 공사
현대차, 사우디국부펀드와 車조립 합작공장…스마트시티 비전 발표
포스코, 인니 신수도 사업…한화·HD현대, 사우디와 사업협력 모색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글로벌 인프라 시장 수주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보통신(IT), 전기차, 수소 등 미래 첨단산업에서 기술 리더십을 앞세워 각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사업 수주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HD현대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세계 각국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트워크망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아람코와 사우디의 민간 네트워크망을 시작으로 산업용 5G 기술 생태계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에 관한 예비 계획을 담은 업무협약(non-binding MoU)을 체결했다.
사우디 정부는 에너지, 석유화학,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군들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아람코의 협약도 이들 산업군의 핵심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삼성전자와 아람코는 미션 크리티컬 통신을 위한 첨단 산업용 5G 활용 사례 구현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삼성물산도 사우디 국부펀드와 모듈러 협력 관련 상세 MOU를 체결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컨소시엄을 이뤄 그리스 아키로돈과 함께 네옴시티 내 직선도시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올 상반기 중 사우디에서 자동차 조립 합작공장 건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사우디국부펀드(PIF)와 함께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연간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반제품조립(CKD) 합작공장 건설에 나선다. 현대차는 오는 2026년 상반기 양산 시작을 목표로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전기차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설비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물류, 친환경 수소 에너지 시설 등 주요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스마트시티 비전 ‘HMG 그린필드 스마트시티 마스터 모델’을 공개한 바 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신수도 건설 프로젝트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바섬의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의 누산타라로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350억달러(약 46조원) 규모의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정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 크라카타우스틸과 철강 생산능력 확대 및 신수도 건설 사업 참여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한화그룹에서는 한화솔루션와 사우디 정부와의 태양광 인프라 구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의 네옴시티 구상은 태양광발전 인프라 구축을 전제로 설계돼있다. 공개된 네옴시티 미러라인의 조감도에는 건물들의 외벽을 유리와 태양광 패널이 둘러싸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주거 상업용 태양광 사업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에서 3조2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통합 밸류체인 구축 프로젝트 ‘솔라 허브’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는 조선·건설기계·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 정부와 사업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사우디아람코개발회사·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와 공동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인 '마킨'의 엔진공장을 지난해 6월 착공했다. 오는 2025년 4분기부터 본격적인 엔진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건설기계 부문도 사우디와의 협력이 활발하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사우디 현지 건설 업체인 알 나자즈와 네즈마&파트너즈와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53톤 대형 굴착기 30대와 대형 휠로더 50대 등 총 8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건설기계도 네옴시티 더 라인 건설 현장에 40톤급 굴착기 12대, 대용량 버킷 휠로더 5대 등 50대를 수주해 공급완료했다.
HD현대는 에너지 부문에서 사우디와 수소·암모니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는 2021년 아람코와 수소·암모니아 관련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MOU를 통해 수소, 암모니아를 활용한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고, 공동 연구개발모델을 추진하기로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아람코와 넷제로 공정 실현을 협력하고,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초 액화석유가스(LPG)·이산화탄소 겸용선 개발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