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고질적 미분양에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까지 겹치면서 자본 완충력이 열악한 중소 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1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종합건설기업 폐업 공고 건수는 총 581건으로 전년 대비 219건 증가했다. 연간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로 지난 2005년(629건) 이후 가장 많다.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는 △2020년 327건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 △2023년 581건으로 집계됐다. 시기적으로 폐업 건수는 상반기 248건, 하반기 333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2월 폐업 건수가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74건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부도난 업체도 전년보다 1곳 늘어난 6곳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자금난에 빠져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건설사들도 벌써 등장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908위인 광주의 해광건설은 만기가 된 어음을 막지 못해 지난달 13일 부도 처리됐다. 지난달 1일엔 시공능력평가 285위인 경남 창원의 남명건설이 부도났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50인 미만(5~49인)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적용을 받게 됐다.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의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약 83만7000개에 이르는 중소사업장의 사업주들과 경영책임자들은 수주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대재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부도 내지 사업장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소·지방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폐업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건설업체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부동산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착공 물량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여전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대형건설사를 제외한 중소·지방건설사의 경우 어려움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 “고금리 기조로 PF 이자 부담이 커지고 미분양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중소·중견 건설사들의 자금난이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며 “연 단위로 자재를 확보하는 대형사와는 상황이 달라 공사비를 그대로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해외사업의 경우 중소건설사들에겐 부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