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직구 늘고, 해외 직접 판매액은 감소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맞물려 ‘명절 대목’을 실감할 수 없었다.
12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6% 줄었다. 2022년(-2.5%)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에도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소폭 늘었지만, 2022년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5년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으로 부담이 커진 데다 고금리로 소비 여력도 약화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음식료품 소비가 줄어든 것은 높은 먹거리 물가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달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4.3%와 3.2%로 둔화세를 보였지만, 아직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8%)의 1.5배와 1.1배에 이른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8.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8배 수준까지 올랐다. 설 필수 제수품목인 사과‧배 등 과일 물가 상승률은 28.1%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0배가 넘었다. 유가까지 덩달아 오르며 잠시 주춤하던 소비자물가는 다시 올라갈 기미를 보인다.
내수 시장 소비는 감소폭을 보이는 가운데 허리띠 졸라매 해외여행을 떠나는 여행객 수는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직접구매(직구)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2만2000명이었던 해외여행 내국인 수는 지난해 2030만명으로 대폭 증가하며,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2871만4000명) 대비 70% 수준으로 회복했다. 올해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2001년 관련 총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은 액수인 227조3470억원을 기록했다. 저가를 무기로 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중국은 전년 대비 10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물건을 파는 직접 판매액은 1조6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 소비가 줄었다는 건 서민들의 삶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시 물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 촉진 내수 활성화 정책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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