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7'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관건은 '가격'
"프리미엄 자동차 아니다…가격 소비자 납득 시켜야"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지난해 많은 기대 속에 출시됐지만 비싼 가격 탓에 흥행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하반기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7' 출시를 예고했다. EV9의 부진을 털고 흥행에 성공해 시장 판도를 바꿀지 주목된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은 지난해 5월부터 사전계약을 시작으로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는 출시 당시 1만6000대의 판매 목표를 세웠지만 현실은 8052대밖에 판매되지 않으며 실패의 쓴 맛을 봤다.
EV9의 실패 원인은 '비싼 가격'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기아 EV9이 너무 비싼 가격으로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잠재웠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기아는 EV9의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 EV9은 트림에 따라 판매가격이 7300만원에서 8100만원이다. 풀 옵션의 경우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기아는 EV9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 연말 파격 할인 행사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행사 기간 차량을 구매하면 1000만원 이상의 할인을, 보조금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2000만원 이상의 할인을 받았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대형 전기 SUV가 이렇다 할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올해 하반기 아이오닉7을 출시하며 대형 전기 SUV 시장을 공략한다.
아이오닉7은 지난 2021년 11월 LA오토쇼에서 '세븐'이라는 콘셉트카로 세계 최초 공개됐다. 이후 부산 모터쇼에서 실제 차량을 선보인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아산공장의 설비 공사를 완료하고, 공장 가동을 재개하는 등 아이오닉7 출시를 위한 담금질에 본격 나섰다. 현대차는 아이오닉7을 생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2월 13일까지 약 6주간 아산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아이오닉7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세 번째 전기차로, 올해 7월경 아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 7의 판매 가격이 기아 EV9과 비슷한 7000만원대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EV9과 같이 가격이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이오닉7이 흥행하기 위해선 합리적인 가격과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는 다양한 옵션 등 두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EV9이 잘 만들어진 대형 전기 SUV지만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것처럼 아이오닉7도 흥행을 위해서는 가격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며 "가격과 함께 소비자들 니즈에 맞는 다양한 옵션들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아이오닉7이 성공하기 위해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며 "아이오닉7은 프리미엄 자동차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선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소비자들이 납득할만한 가격으로 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