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바잉파워‧인건비 등…최대 수출‧핵심 생산거점 지위 굳건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식품업계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탈중국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의 매력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사드보복, 한중관계 경색에 이어 최근 디플레이션까지 불확실성이 큰 시장으로 전락했다. 국내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고, 특히 소비재는 중국 현지 가동률 및 관광객에 따른 영향이 직접적인 만큼, 지속가능경영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공식품업체는 미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 생산시설과 판매망을 늘리는 등 탈중국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 규모와 바잉파워, 인지도, 인건비 등에서 결국 대중국 수익을 놓칠 순 없는 모습이다. 최근엔 되려 중국 수출이 늘어나고 있어, ‘빅마켓’이자 ‘프라임 시장’인 중국 영향력은 지속 커지고 있다.
오리온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전체 영업이익 4923억원 중 중국 비중이 44.9%를 차지했다. 지난해 오리온 중국법인 영업익은 2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법인 영업익 1688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로, 중국에서 기록한 영업이익이 한국보다 30.9%가량 더 많다. 오리온의 중국 외 주요 해외 사업거점인 베트남(875억원), 러시아(321억원) 영업이익과 비교했을 때도, 여전히 중국향 수익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위안화 약세에도 굳건한 중국시장의 수익성을 가시적으로 확인한 만큼, 오리온은 올해 중국 현지 공략에 더욱 고삐를 죄고 나섰다. 효율성 높은 간접영업체제를 정착시켜 보다 많은 판매처에서 제품이 전면 진열되도록 하고, 중국 내수 소비 둔화에 따라 가성비형 벌크 매대 확대에 힘쓸 방침이다.
라면업계 역시 중국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인스턴트 라면 소비국이자, 한국의 최대 라면 수출국으로 꼽힌다.
농심의 해외 수익 중 중국 매출은 2016년을 기점으로 매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자공시에서 확인한 농심의 지난해 3분기 부문별 영업손익은 미국 465억원, 중국 120억원이다. 바로 뒤 캐나다 31억원과의 격차는 약 4배 가까이 벌어져있다. 그 뒤로 일본 20억원, 호주 6억, 베트남 5억원 순이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농심의 핵심 전략 생산거점이다. 농심의 해외 생산공장은 총 5개로, 이 중 상해, 심양, 청도, 연변 등 4개가 중국에 위치했다. 농심 해외사업소 1일 평균 가동시간은 중국 21시간, 미국 22.5시간에 달한다.
삼양식품은 4분기 중국 최대 쇼핑축제에선 현지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13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삼양식품 중국법인은 대형마트, 간식 채널의 확대 및 CVS 입점 활성화 등의 전략을 강화해, 매출 및 브랜드 인지도를 지속 확대시켜나갈 계획이다.
풀무원은 중국 내 간편식 파스타 수요에 대응해 최첨단 파스타 생산라인을 베이징 1공장에 증설했다. 파스타는 풀무원 중국 법인 푸메이뚜어 식품 매출의 43%를 차지하는 매출 1등 품목이다. 2021년 최첨단 포장 두부 생산라인을 갖춘 베이징 2공장을 준공하고, 두부 생산능력을 연간 4배 확대한 바 있다. 두부 제품 생산라인이 베이징 2공장으로 옮겨가면서 기존의 베이징 1공장의 생산라인 재배치를 통해 중국법인의 최대 히트작인 ‘간편식 파스타’ 생산 라인을 증설, 중국 전역에 신선 HMR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국제관계, 모조품 이슈, 각종 규제 등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동시에 중국은 매력적인 인구 구조와 K-브랜드에 대한 로열티, 바잉파워를 갖추고 있는 식품 산업계 빅마켓”이라며 “각종 변수를 견제하되, 반드시 수익성을 잡고 가야하는 핵심 시장으로, 현지 맞춤 제품 개발 및 마케팅을 지속 확대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